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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언론노조의 편리한 시청률 잣대

‘PD수첩’ 시청률은 따져선 안 되고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따지는 언론노조의 이중성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조직개편과 인사 발령 문제를 놓고 언론노조와 노조 측 매체들의 MBC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비난의 이유는 이거다. 수익과 효율만 따지는 그런 개편이 MBC의 공공성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18일 MBC구성작가협의회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가치는 결코 숫자만으로, 수익성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낸 비판 성명에도 바로 그 논리가 담겨 있다. 조직개편이 이루어진 후 MBC 출신 뉴스타파 최승호씨가 “시청률만 생각하는 교양, 사회 분석과 비판이 거세된 교양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따지고 효율성을 따지는 것은 천박한 짓으로 마치 공영방송이 해선 안 되는 것처럼 주장한다. 공영을 달고 공공에 속하는 것들에 대해 수익과 효율을 거론하는 걸 금기시하는 것이다. 노조는 정말 진실만을 말하고 있는 걸까. 아니, 최소한 ‘양심적으로’ 회사를 비판하고 있는 것일까.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우리나라 공기업 적자나 세금 먹는 하마나 다름없는 공공기관의 행태들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서 나오나. 수익과 효율을 따지는 것을 적대시하기 때문이다. ‘공공성’이란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온갖 낭비행태가 정당화되고, 이를 조금만 개선하려고 해도 공공성을 파괴한다며 노조가 들고 일어나 반대한다. 고질적인 KBS의 적자와 부실경영의 문제도 따지고 보면 이런 이유가 크다. 광고수익과 함께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KBS와 달리 MBC는 형식만 공영일 뿐 경영은 민간 기업과 똑같다. 광고 등 100% 매출 수익으로 먹고 사는 MBC가 조직개편을 한다면 그 기본 논리는 당연히 수익과 효율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익과 효율은 MBC의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생사의 문제가 달린 필수라는 얘기다. 교양제작국의 인력들을 재배치했다고 ‘공영성 파괴’니 ‘교양 파괴’니 떠들어대는 언론노조의 주장이 왜 한가한 헛소리에 불과한지 알 수 있다.

“시청률이 곤두박질 쳤다”는 언론노조 측의 양심불량

그렇다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가치는 결코 숫자만으로, 수익성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언론노조 측 주장은 정직하기는 한 이야기일까. 매우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물론 노조와 미디어오늘과 같은 노조 측 매체들은 ‘PD수첩’이나 ‘시사매거진 2580’과 같은 프로그램을 말할 땐 “시청률이 다가 아니다”고 눈을 부라린다. 공영성, 공공성을 시청률로 따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 이들이 따지는 게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다. 친여방송이기 때문에, 뉴스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에, 시용기자들이 만든 뉴스이기 때문에(언론노조 측 기자들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비하의 의미를 다분히 내포한) 시청자들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따져보자. 뉴스보도보다 더 큰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어디 있나. 시사교양의 결정판이 바로 뉴스프로그램 아닌가. 그런데도 노조와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PD저널과 같은 매체들은 MBC를 공격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게 바로 시청률 잣대다.

아니, 세상에 이런 더러운 이중잣대가 어디 있나. PD수첩의 시청률은 따져선 안 되고,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심심하면 씹어도 되는 껌이라도 되나? 뉴스데스크의 공영성과 공공성이 PD수첩보다 못한가?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비난한다면 똑같은 논리로 PD수첩의 시청률도 따져야 한다. 반대로 PD수첩의 시청률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면 최소한 뉴스데스크 시청률 문제엔 입을 닫아야 한다. 뉴스데스크의 뉴스의 질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려면 PD수첩의 시청률 하락도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PD수첩’, ‘시사매거진2580’과 같은 프로그램만이 시청률 평가에서 안전지대이고, 노조가 좋아하는 소재만 다뤄야 한다는 오만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 논리라면 뉴스데스크 역시 시청률 잣대에서 제외돼야 하며, 보도의 방향에 대해서도 이러쿵저러쿵 따져선 안 된다. MBC언론노조 민실위보고서를 기사화하면서 “시청률이 곤두박질 쳤다”며 비판한 한국기자협회와 같이 최소한 뻔뻔한 이중잣대는 휘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도대체 일관성도 없고 그야말로 양심불량이 아니고 뭔가.

MBC 언론노조가 ‘수익’과 ‘효율’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진짜 이유

조직개편을 통해 교양제작국 직원들을 재배치했다는 이유로 온갖 현란한 수식어로 MBC 경영진을 비난하는 언론노조 측의 논리에는 기득권과 밥그릇을 지키려는 욕심이 도사리고 있다. ‘교양제작국’이라는 이름하에 누리던 기득권과 영향력이 사라지는 걸 두려워하는 극도의 이기심이 공영성과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허구의 논리로 경영진을 압박하여 시청률을 문제 삼지 못하게 하고, 그 힘으로 그동안 프로그램을 지켜냈던 것이다. 그것이 정말 온전하게 MBC와 국민을 위한 것일까? 언론노조의 시대는 갔다. 더 이상 노조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먹히는 시대가 아니란 얘기다. 비판의 도마에 올라 낱낱이 해부 당하는 건 이제 회사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MBC 언론인 조직인 노조도 마찬가지다. 조직개편이나 인사발령을 가지고 더 이상 공공성, 공영성 운운하지 말기 바란다. 수익과 효율도 마찬가지다. 이것이야말로 MBC의 공영성을 지키는 진짜 기둥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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