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 9기 여권 추천 이사진에 합류한 박천일 이사와 김원배 보궐이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MBC 파업 정당성을 놓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손을 속속 들어준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그동안 MBC와 방문진은 뭘 하고 있었나”라는 비판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역시 책임론에서 비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노조와 방문진 야권 이사들이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공개적인 활동과 발언들을 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 온 것에 반해 방문진 여권 이사들의 공론화 노력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책임의식의 차이가 법원의 판결로 드러났다는 게 MBC를 바라보는 보수우파 진영 일각의 비판적 시각이다.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인 박천일 이사는 그동안 언론계에서 공개적인 발언들을 활발히 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미디어정책 자문을 맡기도 했던 박 이사는 당시 MBC 민영화를 염두에 둔 공영방송법 제정 등을 검토하는 등 이명박 정권의 방송·언론 정책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라는 일각의 평가도 있다.
박 이사는 2008년 5월부터 약 1년 동안 대통령 추천 몫의 방송통신심의위원을 지낸 가운데 2008년 YTN 노조의 ‘낙하산 사장 반대 블랙 투쟁’에 대해 “기상 캐스터가 쾌청한 날씨를 보도하면서 검은 옷을 입어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비판, 노조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2009년 MBC의 미디어법 반대 투쟁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한쪽 방향으로만 보도해서 전체주의 사회로 몰고 가는 우를 범한 것 아닌가”라며 MBC의 미디어법 관련 일방적 보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활발한 공적 발언을 해오던 박 이사는 그러나 정작 방문진 이사가 된 후 공적 발언에는 인색한 모습을 띠었다.
2014년 말 MBC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 때 한학수 PD가 비제작부서 신사옥개발센터로 발령나노조 측이 비난하자 “한학수 PD 훌륭하시던데 개편 핵심 부서로 간 것은 아마 그런 역량을 평가받아서 간 것일 것”이라고 했다가 야권 측 미디어매체들의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전문성을 갖추고 언론계 현실과 노조 문제에 누구보다 해박할 박 이사가 방문진 이사로서 MBC 개혁 이슈를 적극 제기하고 앞장서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김충일 이사가 중도 사퇴하고 언론재단으로 영전한 뒤 보궐이사로 선임된 목원대 총장 김원배(64) 이사는 전형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김 이사는 경북 구미 출생으로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부터 목원대 교수로 재직하며 CBS시청자위원장, 한국무역통상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의 장학생 출신이다. 지난 2007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 모임으로 알려진 계룡미래포럼 출신으로도 알려졌다. 김 이사 역시 보궐 이사로 선임된 후 MBC 개혁과 관련해 눈에 띠는 행보는 찾을 수 없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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