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8일 "정부가 급작스럽게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를 취한 것은 전략적으로도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당에 합류한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햇볕정책 실패론’을 꺼낸 것과 다른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최근까지 “우리가 햇볕정책의 유일한 계승자”(박주선 최고위원), “정부가 할 일은 햇볕정책 외에 다른 길이 없다”(천정배 공동대표) 등의 발언으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조업중단조치가 궁극적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며, 오히려 우리기업과 국가에 경제적 손실만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런 갑작스러운 조치 이후 통일부 장관과 대통령이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개성공단이 문제의 근원이었던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국익과 국민의 관점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폐쇄 재고를 요구했다.
안 공동대표는 "미국의 보수파 대통령 레이건은 소련을 악의 축으로 부르고 군비증강에 힘쓰면서도 소련과 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 일각에서조차 북한체제의 붕괴나 궤멸을 이야기한다. 이런 주장은 안보불안을 해소하는 데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도, 통일로 가는 길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박 대통령과 함께 ‘궤멸론’을 언급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해선 "사드배치 문제는 찬성-반대로 편을 가르는 이분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사드배치는 공론화를 통해 국민공감대를 얻어야 하며 독자방어체계 구축이라는 대안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개성공단 폐쇄 논란으로 비롯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더민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 것에 이어 국민의당도 혼선을 빚으면서 야권의 총선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한명 시사미디어비평가(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는 “결과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야권 총선 전략에도 큰 혼란을 가져오게 만든 셈”이라며 “그동안 보수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반대논리로 햇볕정책만 붙들고 있으면서 단순 비판으로 일관해온 진보좌파가 현실적 대안마련에 실패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한명 비평가는 “야당의 안보전략,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시대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비판 일관으로는 현재를 사는 국민의 지지를 광범위하게 받기 어렵다”면서, 특히 “안철수 대표는 ‘안보는 보수’라는 자기 말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 정부도 반대하고 더민주와도 차별한답시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모두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조언했다.
박한명 비평가는 그러면서 “박 대통령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야권 전체가 우왕좌왕하는 것 자체가 야당에 대안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총선만 의식할 게 아니라 야당은 근본적으로 대북정책, 안보정책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새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내일 김은정 기자 topnews70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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