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패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호남이 좌파와 절연하고 기업과 시장, 자본주의 질서를 내면화하여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가 27일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 전체 기획회의에 참석해 ‘2017년 대선의 시대정신과 국민의당 집권의 길 - 호남과 좌파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발표한 내용이 당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 대표는 국민의당 집권을 위해선 우선 ‘반비례 딜레마’ 극복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는 “국민의당 집권과 관련해서 자주 나오는 얘기가 ‘호남만으로는 안되지만 호남 없이도 안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호남의 지지로 제3당이 될 수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호남의 지지는 영남과 여타 지역의 지지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고백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대선승리 및 집권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이런 딜레마를 깨뜨리고 전국민적 지지를 얻는 방법은 좌파와의 결별뿐이라고 주 대표는 조언했다. 그는 “확실한 것은 호남의 지지가 전국민의 공감과 동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즉, 호남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주도하는 비전과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영남이 발전을 주도했고 덕분에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주 대표는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거쳐 20세기를 관통하는 한국의 핵심적 과제는 바로 근대화의 달성 여부”라며 “산업화, 사유재산 제도의 확립, 법치주의의 정착, 개인주의와 계약 정신의 확산 등이 근대화의 핵심 내용이다”고 말했다. 영남은 이를 주도해 영호남을 제외한 40% 국민들의 지지를 확보했고 호남은 이를 반대해 왕따가 됐다는 분석이다.
주 대표는 나아가 호남을 지배하는 좌파 이념은 시대정신에도 부합하지 않고, 대다수 국민들의 지지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좌파가 사회적 문제를 대하는 방식은 엔트로피의 증가, 즉 무질서를 강화하는 것이다”고 짚었다. 그는 “많이 배우고, 가진 것 많고, 인맥과 배경, 네트워크가 빵빵한 사람들은 사회가 혼란스러워도 별 지장이 없고 오히려 그런 혼란기는 이들에게 더 큰 기회가 된다”며 “하지만 사회적 약자 대부분에게 사회적 혼란은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 대표는 “좌파들이 법치를 부정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은 약자가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고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토해내는 가장 피맺힌 절규가 바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좌파들은 법치를 무력화시켜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좌파를 우리나라 평범한 시민들이 지지할 것 같냐”며 “국민들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대표는 이런 좌파에 권력을 쥐어준 것이 호남이고, 그것이 호남이 겪는 비극의 출발점이라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좌파가 실력 이상의 존재감을 갖고 한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거의 전적으로 호남의 지원 때문이었다”며 “근대화 과정의 소외와 5.18 등 불행한 역사적 사건이 호남의 이런 선택을 만들어냈다”고 역사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이런 선택은 결국 호남에게 심각한 굴레”라며 “좌파는 호남의 지지를 기반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지만 호남은 그 대가로 가난과 소외, 왕따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대표적 사례로 그는 롯데쇼핑의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사업 백지화, LG그룹의 새만금의 스마트팜 사업 철회 등을 들었다. 모두 좌파적 이념에 물든 호남이 반기업, 반시장, 반자본주의 논리로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좌파들 사고방식이라면 호남은 앞으로도 계속 근대화 이전 단계, 자연을 벗삼아 음풍농월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나아가 이런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세력은 결코 영호남 제외 40%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소리다.
다행히 기회는 있다. 더 이상 영남패권의 개발 방식도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좌파와 결별한 호남’에게 기회가 돌아간다 게 주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박정희 경제체제는 단기간에 효과를 냈지만 부작용도 많았다”며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시장 기능을 회복하고 기업들이 전면적인 혁신에 나서도록 하는 과제를 누가 수행할 것인가”고 반문했다.
그는 “영남패권의 반대편에서 대안 세력의 역할을 해왔던 호남이 이 일을 해야 한다”고 답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호남 내부 오피니언리더와 운동권, 친노 정치인들이 조장하는 반기업 반시장 반자본주의 정서를 호남의 민중들이 벗어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호남과 좌파의 동거는 영남패권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는 점도 일깨웠다. 그는 윤장현 광주시장이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수 많은 부정적인 댓글들에서 두려움을 읽었다고 밝혔다. 그는 “(두려움은) 영남패권의 절대 권력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호남을 고립시키고 낙후된 저개발 상태로 남겨두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 “그래서 저는 호남을 좌파의 영향력에 묶어두고자 하는 친노가 사실상 영남패권의 동맹군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을 향해선 “국민의당과 안철수는 호남의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앞장서야 하며, 그것이 호남과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자 국민의당과 안철수가 내년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친노 좌파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표를 일부라도 얻어서 집권에 보태겠다는 꿈에서 빨리 깨시라”며 “그 표는 결코 국민의당과 안철수에게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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