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태블릿PC는 전원이 켜 있는 동안은 계속 자동적으로 LTE 망에 접속됩니다. 한동안 꺼져 있다가 저희 JTBC가 발견해 켠 순간부터 이동한 경로 등은 모두 통신사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만일 JTBC가 누군가에게 받았다, 검찰과 짰다고 한다면 이 위치 정보를 확인해서 최씨의 것이라고 확인한 검찰과 특검은 물론 건물 관리인, 통신사 모두 거짓말을 해야 맞는 겁니다.”
“고영태 씨는 또 최순실 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사용을 못 하기는커녕 항상 들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통화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안태훈 기자입니다.. . .그러나 또 다른 최 씨의 지인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경북 상주국제승마장과 경기 과천 승마장에서 최 씨가 태블릿PC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맨날 들고 다니다시피 하면서 딸 정유라 씨가 시합할 때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했습니다.심지어 "사진이나 동영상 찍는 거면 다른 제조사 제품(아이패드)을 써보라고 추천했더니, '그건 전화를 쓸 수 없어 별로다'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태블릿PC를 비단 사진 촬영뿐 아니라 전화통화 용도로도 썼다는 얘기로 '사용 못 한다'는 고 씨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됩니다.“
"오늘 영수증을 다시 들고 나왔는데요. 이게 지난해 10월 18일 오후 3시 28분에 찍혀있습니다. 서울 논현동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구입했던 태블릿PC의 충전기에 대한 영수증입니다. 오랫동안 방전된 상태였기 때문에 충전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실제로 처음 켠 시간은 오후 4시가 좀 넘어서였고요. 원래는 취재 기자가 혼자 움직였기 때문에 촬영 기자가 오는 데 이동 시간이 좀 걸려서 저희가 촬영한 자료화면 시각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무결성’이 또다시 깨졌다 싶은 대목도 있다. 삼성전자 강남서비스센터는 논현동에 있고 더블루K 사무실은 청담동에 있다. 도보로 최소 15분 거리다. 영수증에 찍혀있는 오후 3시 28분과 태블릿PC 가 처음 켜진 시간 오후 3시 32분은 고작 4분 차이 밖에 되지 않는다.
4분만에 그 거리를 왕복했다? 심수미 기자 말마따나 충전하는데 시간도 걸렸다며? 이야기 전체가 소설로 느껴지지만, 4시에 처음 켰다는 사실만 기각하고 나머지는 다 믿어준다면 이는 태블릿PC를 더블루K 사무실에서 외부로 반출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4분의 시간은 오직 서비스센터에서 충전기 구입 직후에 태블릿PC를 켜봤다고 해야 말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2016년 12월 8일 1차 해명방송의 내용과 또 맞지 않는다.
“지금은 단종된 갤럭시탭 초기 모델인데요. 하도 오래 쓰지 않아서 전원이 꺼진 상태였고 당시 현장에는 충전기도 없었습니다. 아예 켤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구형 모델이라서 요즘에 사용하는 휴대전화 충전기를 쓸 수도 없어서 저희는 전문센터에서 이 모델에 맞는 충전기를 사야 했습니다. 충전기를 사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서 충전기를 꽂은 상태에서 그때서야 비로소 태블릿PC를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심수미 기자는 1차 해명방송에서 분명 더블루K 사무실에서 태블릿PC를 켰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태블릿PC를 처음 켰다는 시간도, 장소도 다 안맞는 것이다. 이제와 18일 태블릿PC 구동화면은 그냥 설정화면이었다고 우길 것인가.
청담동 더블루K 사무실이 최순실 씨의 한국 사무실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았던 신문사는 경향신문이다. 인터넷신문 팩트올 12월 12일자 기사 '경향신문의 실수 ... ’최순실 태블릿 입수 경로‘ JTBC가 맞다'에 따르면, 경향신문도 18일 오후 1시경에 기자 셋이 더블루K 사무실을 찾아갔다고 한다.
JTBC 는 여러 차례 18일 오전 언론사 최초로 더블루K 사무실을 찾아갔다고 밝힌 바 있는데, 태블릿PC를 처음 켰다는 오후 3시 28분, 또는 오후 4시 사이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사이에 경향신문 기자들과는 아무런 접촉도 없었는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7) 태블릿PC 의 잠금 패턴을 어떻게 풀었나?
JTBC 는 2017년 1월 12일 3차 해명방송에서 특검이 공개한 장시호 제출 ‘세번째 태블릿PC’를 언급하며 자신들이 입수했던 ‘첫번째 태블릿PC’와 잠금 패턴이 같다고 밝혔다.
“[앵커]
사실 어제 특검 브리핑을 봐도 저희가 입수한 것뿐 아니라 최 씨 조카 장시호 씨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태블릿PC에도 똑같은 잠금 패턴이 있다는 거잖아요?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L자'. 그 말은 결국 사용자가 한 사람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어제 특검은 태블릿PC를 공개하면서 밝힌 건데요.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와 장시호 씨가 제출한 태블릿PC, 그밖에 최 씨의 스마트폰 기기들의 잠금 패턴이 모두 같았다고 특검이 밝혔습니다.
바로 방금 말씀하신 L자형입니다. 한마디로 모두 한 사람이 사용했다고 보이는 정황입니다.“
그렇다면 JTBC 의 주장대로 10월 18일에 ‘첫번째 태블릿PC’를 더블루K 사무실에 발견했다면 당시 잠금 패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JTBC 기자는 태블릿PC 안의 내용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인가?
심수미 기자는 2017년 1월 11일 2차 해명방송에서 2016년 10월 18일 태블릿PC를 발견했을 당시에는 기기안의 내용만을 촬영해와 그 촬영분만을 분석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중에 20일에 더블루K 사무실을 재차 찾아가 태블릿PC를 JTBC 방송사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오후 3시 30분 서울 논현동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태블릿PC의 충전기를 구입했습니다. 최씨의 셀카 사진과 드레스덴 연설문, 대통령 휴가 사진 등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국정 개입의 단서가 되는 이 파일들을 모두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18일 저녁 JTBC 보도국에서 촬영된 파일들을 분석한 결과, 태블릿PC 속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의 경우 실제 대통령 연설문의 초안이었고, 대통령의 휴가 사진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튿 날인 19일 취재진은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한 정황이 있다는 단독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최씨 자택과 사무실 등에서 자료가 파기된 상황에서 태블릿PC를 방치할 경우 추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우려됐습니다. 이에 따라 20일 오후 더블루 K 사무실을 다시 찾아가 태블릿PC를 확보했습니다.”
18일에 더블루K 사무실에서 태블릿PC를 발견하고, 20일에 이를 입수했다는 알리바이는 이미 깨진 바 있다. 따라서 위 내용을 믿을 수도 없지만, 위 내용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현장에서 충천기를 구입해 태블릿PC를 켜보자마자 잠금 패턴을 도대체 어떻게 알고서 이를 뚫고 최씨 셀카 사진 등을 확인했다는 말인가?
스마트기기 잠금 패턴을 뚫는 일은 시험적으로 잘못하다가 실패 횟수가 누적되면 기기 자체가 완전히 잠겨버리는 수도 있다. 중요증거물이면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현장에서 보안을 뚫는 시도를 한다는건 말이 안된다. 그런데, 처음 보는 태블릿PC 기기의 잠금 패턴을 과감히 뚫어보는 시도를 했고 마침 L자 패턴이라 기기가 딱 열렸다? 잠금 패턴을 이미 누구한테 제보를 받은게 아니고?
곰곰 생각해보자. 지금 JTBC 의 설명은, ▶ 다른 모든 기자들에게는 닫혀있었던 더블루K 사무실의 문이 JTBC 기자 앞에서는 열려있었고, ▶ 다른 모든 기자들에게는 불친절했던 건물관리인이 JTBC 기자에게는 협조적이었고, ▶ 폐쇄된 텅빈 사무실에 마침 웬 책상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어 그 책상 서랍을 열어보니 태블릿PC 가 있었고, ▶ 구형 태블릿PC 라 충전기도 구하기도 힘들었는데 마침 근처에 서비스센터가 있어 구하기도 어려운 충전기를 구해 태블릿PC를 켤 수 있었으며, ▶ 잠금 패턴이 있었지만 그냥 L자로 그어보니 태블릿PC 가 열렸는데, ▶ 그 내용이 모두 국가기밀문서였더라는 것이다.
솔직히 이거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는 수준의 얘기 아닌가?
(8) 카카오톡의 ‘선생님’은 과연 누구인가
JTBC 측은 2016년 10월 26일 ‘최순실 셀카 공개…'판도라의 상자' 태블릿 PC에 주목한 이유’ 제하 보도에서 태블릿PC 가 최순실 씨의 것이라는 증거라며 카카오톡 대화장면을 그래픽처리하여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다.
‘선생님’이라는 카톡 대화명은, 남의 스마트기기에서 남이 설정할 수는 있겠지만, 자기 스마트기기에서 자신이 설정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그래픽처리 장면도 이상한데, 최순실 씨가 해당 스마트기기의 사용자라면 실제 카카오톡에서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위치해야 하며 프로필 사진도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관련해 JTBC 는 같은 날(26일) ‘[단독] 최순실 태블릿 PC…새로 등장한 김한수 행정관’ 제하 보도에서 지나가는 식으로 카톡 친구리스트 창을 공개하기는 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어떻게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라는 증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JTBC 는 카톡 친구리스트 창을 대부분 블라인드 처리 해놓았다.
JTBC 가 2017년 1월 11일 2차 해명방송에서 공개한 카톡 친구리스트 창에서는 블라인드 처리가 해제되어있는데 최상단 프로필에 ‘선생님’이 보이기는 한다. 허나 ‘선생님’ 뒤에 ‘최순실’이라는 이름은 없다. 물론 ‘한팀장’ 뒤에 ‘김한수’라는 이름도 없다. 프로필 사진도 물론 없다.
JTBC 는 카톡 친구리스트 창은 열었지만 ‘선생님’과 ‘한실장’의 실제 대화장면은 열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하이’라는 메세지를 ‘선생님’이 보낸건지, 아니면 ‘한팀장’이 보낸건지 JTBC 측은 어떻게 알 수 있었는가?
JTBC 는 같은 날(26일) ‘사진·아이디·전화번호…최순실 태블릿 PC 속 흔적들’ 제하 보도에서 손석희 사장과 김태영 기자의 입을 빌려 실제 카톡 대화장면은 볼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앵커]
알겠습니다. 최씨와 김한수 행정관의 대화내용이 들어가 있다면서요?
[기자]
태블릿PC 창에 떠있는 카카오톡 대화내용인데요. 이건 저희가 구동이 되지 않기때문에 대화 내용을 들여다볼 수는 없었고요. 다만 창에 떠있는 내용으로만 보면 여기서 한 팀장은 김한수 행정관입니다. 내용을 보면 최씨가 김한수 행정관에게 '하이'라고 할 정도로 가까웠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카톡 친구리스트 창까지 들여다봤다면서 어떻게 카톡 대화장면은 들여다볼 수가 없었다는 것인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김한수 전 행정관은 10월 29일 검찰조사에서 최순실 씨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문 : 압수된 태블릿PC에는 진술인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가 입력되어 있을 뿐 아니라, ‘김 팀장, ‘한 팀장’ 등 진술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카카오톡을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받은 내용이 확인되는데, 진술인이 ‘김 팀장’, ‘한 팀장’으로서 태블릿PC의 사용자로 보이는 최순실과 의사연락을 하였던 것 아닌가요.
답 : 제가 선거캠프에서 ‘한 팀장’으로 불린 것은 사실이나, 저는 최순실과 카카오톡으로 사적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번도 ‘김 팀장’이라고 불린 적이 없습니다.“
JTBC 가 조작보도 또는 허위보도를 한 것인가, 아니면 김한수 전 행정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9) ‘무결성’을 깨뜨린 태블릿PC에서 프로그램 다운로드
JTBC 는 2016년 10월 26일자 ‘[단독] 최순실 태블릿 PC…새로 등장한 김한수 행정관’ 제하 보도에서 보여준 태블릿PC 화면에 외부 컴퓨터와의 연결표시 아이콘, 또 해당 태블릿PC 에 어떤 프로그램이나 자료를 설치하는 아이콘이 발견됐다.
이는 JTBC 에 의해서 해당 태블릿PC 에 ‘무결성(integrity)’이 사실상 깨졌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제와 당시 보여준 태블릿PC 는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가 아닌, 그저 설정화면이라고 우길 것인가?
(10) 자이루스 USB 문제
JTBC 의 2016년 12월 8일 1차 해명방송에서 다음과 같은 보도가 나온다.
“해명 직후 최씨가 태블릿PC를 통해 연설문이나 유세문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와 관계된 기밀과 각종 인사 자료가 담긴 문건까지 사전에 전달받은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특히 최씨의 태블릿PC에는 오방낭 등 대통령 취임식 자료부터 대통령의 미공개 저도 휴가 사진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헌데, JTBC 는 화면에 해설은 태블릿PC 라고 하면서 영상은 윈도우 화면을 띄웠고, 어떤 USB(G드라이브에 꽂힌 자이루스(ZYRUS) USB)에 담긴 사진 파일을 보여주었다. 조작보도인 것인지, 단순히 설정화면이 잘못 나간 것인지 단정은 어렵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JTBC 가 어떤 USB 에 담긴 파일자료를 특정 취재원으로부터 취득했고 이 파일자료를 또 특정한 태블릿PC 에 삽입해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인 것처럼 날조했다고 믿고 있다. 해당 화면은 그런 시나리오에 불을 지르고 있다.
(11) 태블릿PC 화면 조작보도 의혹
JTBC 는 2017년 1월 11일 2차 해명방송에서 한 태블릿PC를 공개했는데, 이 태블릿PC 는 기존에 JTBC 가 공개한 태블릿PC 와 다르다.
두 개의 태블릿PC 는 서로 모델 자체가 다르든지, 한 개라고 한다면 프로그램이나 자료 수준, 아니면 적어도 태블릿PC 기능 제어판 수준에서라도 JTBC 가 태블릿PC 에 손을 대면서 이런저런 변화를 일으켰음이 명백하다.
화면 자체가 그냥 설정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으나, 그렇다면 이는 태블릿 발견 당시 영상을 보여준다는 방송 취지와 또 맞지 않다.
(12) 태블릿PC에서 접속한 싸이월드 화면 문제
JTBC 는 2016년 10월 26일자 ‘[단독] 최순실 태블릿 PC…새로 등장한 김한수 행정관’ 제하 보도에서 태블릿PC 로 박근혜 대통령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접속한 화면을 보여줬는데, 이는 해당 태블릿PC 가 오래전부터 준비된 증거라는 지적이다.
즉 싸이월드의 새로 생긴 기능버튼은 최소한 5월 7일에 생긴 것으로, JTBC 가 공개한 영상은 명백히 5월 7일 이전에 찍은 것이다.
JTBC 가 이것도 역시 설정화면이었다고 주장할 것인가. 계속 설정화면이라고 빠져나간다면, JTBC 가 공개한 태블릿PC 화면 중에서 도대체 진짜 최순실 태블릿PC 화면이 단 하나라도 있었는지, 그렇다면 정말 태블릿PC 실물이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다음기사 : [미디어워치 특집]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 보고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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