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구속으로 손석희-JTBC 태블릿PC 조작보도 사건에 국민들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변 대표고문이 태블릿PC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 JTBC 손석희와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지난달 2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가가 명예훼손 사건 피의자를 잡아 가둔 사례는 단 0.86%. 세계는 형사 범죄에서 명예훼손 자체를 없애거나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는 추세였다. 그런데 설마하던 명예훼손 피의자 구속이 2018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이영학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새벽, 변 대표고문 구속을 결정했다.
사정당국의 무리한 변 대표고문 구속은 곧 ‘손석희-JTBC 태블릿PC 조작보도’가 단순한 명예훼손 사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탄핵세력에게 JTBC 태블릿PC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언론이 수 개월 동안 집중 제기해온 ‘비선실세’ 의혹을 사실로 확인시켜준 ‘스모킹건’과도 같았다.
거짓말처럼 극적이었던 태블릿PC 조작보도 시점
태블릿PC 조작보도가 당시 정국에 던진 충격파는 보도 이후 사건의 추이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2016년 10월 19일부터 JTBC는 “최순실이 태블릿을 들고 다니며 연설문을 수정했다”며 고영태의 발언을 날조하여 보도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한 상태였다. 왜냐하면 JTBC 보도에 대해 21일, 당시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순, 온 국민의 시선은 JTBC 손석희의 입에 집중됐다. 폭풍전야와 같은 주말이 흘렀다.
그리고 2016년 10월 24일 월요일 저녁. 손석희는 ‘최순실 PC’를 입수했다면서 1시간 20분동안 특집보도를 내보냈다. 이날 JTBC는 14꼭지에 걸쳐서 청와대 극비 문건이 사전에 최순실 씨에게 유출됐으며, 최씨는 마치 첨삭 지도하는 교사처럼 종이가 빨갛게 보일 정도로 수정해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자유·보수우파 진영의 충격이 더했다. 콘크리트로 불리던 대통령 지지율은 사상최저 5%로 곤두박질쳤다. 손석희의 태블릿PC 특집보도 첫 주말 전국 각지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촛불 마녀사냥 속에서도 이성은 빛을 발했다
전국을 덮은 분노의 촛불 속에서도 이성은 조금씩 꿈틀대고 있었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10월 26일, 제도권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태블릿PC 입수경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청와대 홍보담당 행정관의 태블릿PC를 최순실의 것으로 둔갑시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JTBC가 보도한 문건들은 모두 홍보 관련자가 수행했을 당연한 업무 내용과 관련되어 있던 것들이다.
11월 2일, 김의겸 당시 한겨레신문 기자가 오마이뉴스TV에 나와서 “태블릿PC는 주운 게 아니라 받은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태블릿 입수경위 의혹에 불쏘시개를 더했다. 친노친문 세력의 엔터테이너 유시민은 11월 3일 JTBC 썰전에 출연 “태블릿PC는 고영태 책상 서랍에서 나왔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맥락 없는 책상 서랍의 등장에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당시 손용석 JTBC 특별취재팀장은 여기저기서 상을 받느라 바빴다. 그가 방송기자연합회, 기자협회, 민언련, 사보 등에 남긴 취재후기들은 훗날 입수경위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는 이들 취재후기에서 “태블릿PC 입수 후 팀원들 모두 상암동 아지트에 모여 일주일 넘게 파일 200여건을 분석하며 매일 격론 벌였으며, 분석이 끝난 후 청와대의 반응을 보기 위해 10월 19일 고영태의 연설문 수정 발언을 첫 보도로 내보냈다”고 밝혔다.
고영태의 청문회 항변, 변희재의 참전
변 대표고문은 12월 7일, JTBC의 보도 내용을 전면 부정한 고영태의 국회 청문회를 보고나서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에 뛰어들었다. 이날 JTBC 뉴스룸까지 챙겨본 변 대표고문은 밤 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태블릿PC가 두 개인가”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JTBC와 검찰을 특검해야 할 사안”이라고 썼다.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박사모, 애국연합 등의 성명서가 쏟아졌다. 미디어워치도 매일 5~7건에 달하는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 기사를 쏟아냈다. 위기에 몰린 JTBC는 “고영태 사무실 책상에서 태블릿PC를 발견했다”며 해명보도를 했지만, 증거 영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언제 찍었는지 모를, 빈 사무실 속 책상 사진 뿐이었다.
태극기 집회가 폭발했다. 변 대표고문은 탄기국 태극기집회의 단골 연사로서 매주 태블릿PC 의혹의 진전상황을 국민에게 알렸다. 2017년 1월 7일에는 경찰추산 태극기집회 3만7천명, 촛불집회 2만4천명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이미 촛불 편에 선 언론이 애먼 경찰을 비난했고, 경찰은 이후 추산치 발표를 중단했다.
변 대표고문은 태블릿PC 이슈를 제도권으로 끌고갔다. 김경재 총재를 대표로 모셔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언론 홍보 및 기자회견, 진상조사 등을 시작했다. 방심위와 언중위에 JTBC가 내보낸 태블릿PC 보도들을 제소했다. 차기 권력의 탄생에 겁먹은 방심위가 복지부동하지 분노한 시민들이 방심위 로비를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시작한 것이 혹한의 1월 17일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자유우파 진영
자유·보수우파 진영은 언론과 기관의 철저한 무시 속에서도 진실규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2016년 12월 14일, JTBC 심수미 기자와 성명불상자를 특수절도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듬해 김기수 변호사와 시민 2,200명은 감사원에 검찰을 ‘태블릿PC 수사 직무유기’로 1월 15일 고발했다. 이어 같은달 17일에는 손석희를 모해증거위조죄로 고발했다. 최대집 당시 자유통일해방군 대표는 손석희와 방상훈, 김수남 등을 내란선동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헌법재판관 8인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9월 19일 JTBC 태블릿PC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했다.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2017년 10월 7일,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SNS 홍보팀 간사로 일했던 신혜원 씨가 “JTBC 태블릿은 대선캠프에서 사용한 것”이라는 양심고백을 했다. 김한수가 개통해 대선캠프에서 썼고, 이후 김휘종 전 행정관에게 반납했다는 것이다. 태블릿 속 국정 홍보 자료와 문건에 대한 의혹이 모두 풀린 것이다. 결국 같은달 20일, 카이스트는 손석희와 그의 조작보도 방송팀에게 수여하려던 언론상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첫 승리였다.
이경재 변호사의 집요함으로 태블릿PC 논란 새 국면으로
탄핵세력의 견고한 거짓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이경재 변호사가 집요한 요청으로 태블릿PC에 대한 국과수 검증감정을 이끌어내면서부터. 국과수는 “태블릿PC의 사용자가 최순실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장승호 사진이 원본이 아니라는 사실, 제주도 위치정보가 검찰 주장과 1년 이상 다른 사실 등이 국과수 보고서에 담겼다.
국과수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관은 2018년 5월 23일, 최순실 2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러한 내용을 증언했다. 특히 연구관은 국과수가 태블릿을 최순실 것이라고 특정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또 그는 카카오톡 등은 복원 가능하며, 국과수가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국과수 증언 다음날이었다. 29일 영장 실질심사에서 검찰은 부부장검사를 포함해 총 3명이 나서서, 쟁점과 관련이 없는 국정원 화이트리스트 관련설, 전경련 지원 논란 등을 거론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변 대표고문 측 강용석 변호사는 구속을 위해 “검찰이 작정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30일 새벽 중앙지법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까지 찾아가 영장기각을 기대하던 애국시민 30여명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변희재를 석방하라!” 분노한 외침이 서울구치소 밤하늘을 울렸다.
변 대표고문 측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변 대표고문 측은 재판 방식은 국민참여재판으로 하고, 재판에 들어가면 피해자를 자처하는 손석희는 물론, 최서원(최순실) 씨, 김한수 전 행정관, 김필준 기자 등을 증인으로 부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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