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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조국 ‘국민청문회’라는 코미디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는 민주당 요구 거부해야

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한 국민청문회를 열자고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에 공문을 발송했다. 두 단체가 소위 국민청문회 주관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민주당 요청을 받은 두 단체는 전국 지회와 회원사들에 청문회 개최 찬성 여부에 답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한다. 의견 수렴 기한인 8월 26일 전후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다. 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다르게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국민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는 여론 흐름에 일단 제동을 걸어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민청문회를 온갖 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해명의 장으로 만들어 주어 임명 강행의 모멘텀으로 삼아보자는 계산일 터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민주당 속내야 어떻든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가 민주당 요청을 받아 국민청문회를 주관해 개최하겠다면 이것이야말로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결정타가 될 것이 틀림이 없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에는 지금도 조국 가족 일가와 관련한 온갖 비리 의혹을 캐내어 기사를 쏟아낸 당사자들이라 할 수 있다. 만일 수많은 기사 중 왜곡된 보도이거나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왔다면 경쟁 언론사간 얼마든지 크로스 체크되어 정정되었을 것이다. 특히 KBS나 MBC와 같은 친정부 방송사와 좌파 신문사들은 조국에 유리한 사실이 조금이라도 확인되었다면 구경만 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오랜 경험칙상 소감이다. 특히나 문재인 정권 들어 방송과 신문사들이 전과 달리 정권에 무척 호의적이라 어용언론, 관제언론, 물개박수 언론이란 비난까지 듣고 있는 상황 아닌가. 하지만 조국 사태에서는 그런 좌파언론까지 호의적인 보도를 발견하기 힘들다는 게 특징이다. 조국 본인이나 청문회를 준비하는 후보자 측이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반박하면 될 것을 굳이 국민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은 ‘조국을 위한 변명’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뜻 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언론 주관 국민청문회는 ‘언론 줄 세우기’

필자는 한 가지 꼼수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 두 단체에 청문회 주관을 맡아달라는 것은 여권이 보기에 고삐 풀린 망아지가 돼 있는 언론에 일종의 경고의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 권력과 언론 사이의 나름 친밀하고 협조적이었던 관계가 조국 사태로 무너졌는데 이것을 국민청문회를 계기로 다잡아보겠다는 뜻이다. 한국기자협회는 대부분의 신문사와 통신사, 방송사가 가입된 전국의 188개 회원사로 구성된 현직 언론인들의 최대조직이다. 방송기자연합회는 KBS, MBC, SBS, YTN, MBN, OBS, 한국경제TV, BBS, 아리랑TV,머니투데이, SBS CNBC, SBS A&T, G1 강원민방, KBS지역 18개사, 지역MBC 17개사, KBC광주방송, CJB청주방송, KNN, TJB대전방송, JIBS제주방송, JTV전주방송, UBC울산방송,TBC대구방송, 뉴스타파, EBS, 서울경제TV, PAX경제TV 등 전국 59개 방송사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소속돼 있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가 국민청문회를 주관한다면 언론은 보도에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 의미는 조국 비판과 의혹제기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야당을 배제하고 여권과 국민청문회 개최를 조율하는 사이 언론은 정신 차린 와치독이 아니라 도로 애완견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 등 여권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것 아닐까. 국민청문회가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해 구속력도 없고 대국민 설득력도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는 안 그래도 문재인 정권 이후 줄곧 정치적 편향성 논란의 한 복판에 서 있다. 그 마당에 조국 후보자의 국민청문회 주관이라는 들러리까지 나선다면 그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민주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청문회를 친정권 언론과 조율해 개최하는 것은 최악의 수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부르짖던 언론의 독립성과 언론자유 수호의 명분을 스스로 걷어찬 꼴이 된다. 두 단체는 민주당이 제안한 국민청문회를 거부해야 옳다. 만일 조국 임명 강행의 들러리로 나선다면 조국과 청와대 권력이 불 붙일 국민저항권 발동에 대한민국 언론도 공범으로서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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