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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피가로 인터뷰] 앙투안 이장바르, “중국은 프랑스 기업들에 가장 공격적인 국가”

중국에 의해 날로 잠식당하고 있는 프랑스 ... 정보기관들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 휘둘리고 있는 것이 문제



※ 본 인터뷰 기사는 프랑스의 세계적 유력지 ‘르 피가로(Le Figaro)’의 마리-라에티시아 보나비타(Marie-Laetitia Bonavita) 기자가 ‘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의 저자인 앙투안 이장바르를 인터뷰하여 ‘앙투안 이장바르, “중국은 프랑스 기업들에 가장 공격적인 국가”(Antoine Izambard: «La Chine est le pays le plus agressif envers nos entreprises»)’ 제하로 2019년 10월 31일에 공개한 것입니다. ‘르 피가로’로부터는 번역 전재 허락을 받았습니다. (번역 : 황지현)



투안 이장바르, “중국은 프랑스 기업들에 가장 공격적인 국가”

(Antoine Izambard: «La Chine est le pays le plus agressif envers nos entreprises»)



이장바르 기자는 그의 저서에서 산업·기술 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떳떳하지 못한 수법들을 해독했다


사이버공격 및 그보다 전통적인 여러 첩보 수단들, 기업 인수, 연구소 자금 조달… 에마뉘엘 마크롱이 상하이와 베이징을 방문할 준비를 하는 동안, 중국은 미국에 맞서는 기술적 리더십을 획득하기 위해 프랑스 영토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프랑스에 대한 가장 최근의 공세는 프랑스 정보기관을 불안에 떨게 한 통신 대기업 화웨이와 관련된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에 대한 공포로 마비된 프랑스 정치 권력층의 시선 아래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와 관련 수개월 간의 조사 끝에, 경제잡지 ‘샬랑쥬(Challenges)’의 기자 앙투안 이장바르(Antoine Izambard)는 프랑스 스톡(Stock) 출판사을 통해 ‘프랑스와 중국의 위험한 관계(France Chine, les liaisons dangereuses)’를 출판했다.


[르 피가로]

프랑스는 이번 에마뉘엘 마크롱의 중국 방문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요?


[앙투안 이장바르] 

프랑스와 중국, 두 국가의 정상은 기후나 무역전쟁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선 일단 같은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여러 경제 협정도 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밖의 건에 관해서는 ― 마크롱이 외교 정책 문제에서 보인 ‘의지우선주의(volontarisme)’적 태도를 고려할 때 의외일 수 있겠지만 ― 딱히 크게 기대할 만한게 없을 것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마지막으로 프랑스를 방문했던 지난해 3월,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분열로부터 이득을 얻어내길 마다치 않는 중국 정권에 맞서서 유럽연합(EU)이 단결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장끌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대통령의 이번 두 번째 중국 방문에서는, 양국 간 여러 분쟁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타협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르 피가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호화찬란하게 맞이한 중국의 힘이 첩보활동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지요?


[앙투안 이장바르]

물론 중국의 모든 성장이 간첩 활동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1970년대부터 중국은 7년마다 GDP의 두 배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그들의 ‘중국제조 2025’ 전략 계획과 더불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제조 2025’에 따르면 로봇 공학, 항공 및 생명 공학과 같은 약 10개의 핵심 산업의 70%가 중국 국내에서 생산되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분명 중국 성장의 일부분이 그들의 간첩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제 책에서도 공개한 프랑스 국방·국가안보사무국(SGDSN)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많은 프랑스 조직과 기업이 중국 사이버 공격의 피해자로 드러났습니다.


“핵미사일잠수함(SSBN) 기지가 있는 프랑스 브레스트(Brest)가 중국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 앙투안 이장바르, 경제잡지 ‘샬랑쥬’ 기자


[르 피가로] 

전통적인 첩보 수단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지요?


[앙투안 이장바르] 

그렇습니다. 실제로 우리 정보기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CAC40(프랑스의 주가지수) 그룹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에서도 여러 건의 간첩 행위를 적발했습니다. 또 다른 정보에 따르면, 프랑스 국방·국가안보사무국(SGDSN)은 프랑스 브레스트(Brest)에 거주하는 프랑스 군인들과 젊은 중국계 여성 사이의 결혼이 증가했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핵미사일잠수함(SSBN) 기지가 있는 프랑스의 도시가 중국의 스파이 거점이 된 것입니다. 2016년에는 중국 인터넷 교육의 선두 주자인 웨이동 클라우드 교육(Weidong Cloud Education) 그룹이 프랑스의 평생교육 및 군사대회 준비과정의 선구자 중 하나인 데모스(Demos)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르 피가로] 

첩보 행위는 어쨌든 모든 나라들의 보편적인 관행이 아닌가요?


[앙투안 이장바르]

2013년, 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의 전 계약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우리 동맹국인 미국의 부정직한 관행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이 어떤 수단으로, 어디까지 프랑스의 특정 기술이나 산업을 표적으로 삼는지를 목도한 것은 분명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인터뷰한 대부분의 고위 관리들이나 정보 전문가들은 프랑스 기업들에 가장 공격적인 국가는 중국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르 피가로] 

중국의 수법을 비판하는 데 있어 프랑스가 보이는 소심한 태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앙투안 이장바르]

프랑스의 정보기관들은 중국의 이러한 첩보 관행을 꽤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보기관들의 경계 덕분에 프랑스는 알카텔(Alcatel)의 중국 자회사가 알카텔 서브마린 네트워크(Alcatel Submarine Networks, ASN) ― 인터넷 액세스에 필수적인 해저 케이블을 생산하는 매우 전략자산적인 성격이 있는 회사 ― 자산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는 정치의 무게를 극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의 위정자들은 프랑스의 핵심 파트너인 중국의 경제적 또는 외교적 보복을 두려워합니다. 엘리트들, 특히 재경부 쪽의 엘리트들이 베이징에 반대하는 것을 꺼립니다. 마찬가지로, 민감한 투자 분야와 관련하여 2014년에 통과된, 그 유명한 몽트부르(Montebourg) 시행령은 결국 실제로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프라마톰 커넥터스 인터내셔널(Framatome Connectors International, 구 아레바(AREVA))를 계승한 프랑스의 린센스(Linxens)가 중국 그룹 칭화(Tsinghua)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순진하게 굴면 안됩니다. 미국이 화웨이를 내쫓은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5G에서 뒤처져 있기 때문입니다” – 앙투안 이장바르, 경제잡지 ‘샬랑쥬’ 기자


[르 피가로]

중국과 특정 프랑스 유력인사들의 강한 친밀함을 강조하셨는데...


[앙투안 이장바르]

네, 매우 강력한 프랑스-중국 비즈니스 집단이 존재합니다. 여러 민간 및 공공 지위를 갖고 있는 장-피에르 라파랭(Jean-Pierre Raffarin) 전 총리가 그 대표적 예입니다. 로랑 파비위스(Laurent Fabius) 전 총리의 경우, 2012년~2016년 외교부를 이끌 당시, 행정부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잭 마(Jack Ma, 마윈)가 물류 보급 플랫폼을 프랑스에 건립할 수 있도록 그를 강력히 지지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인도 대사로 막 임명된 에두아르 필립(Edouard Philippe)의 친척인, 외교관 에마뉘엘 르넹(Emmanuel Lenain)도 이 세력에 속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드릭 빌라니(Cédric Villani) 파리 시장 후보도 중국 통신 대기업 화웨이에 호의적이라고 평가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는 화웨이로부터 주요 민간 자금을 제공받는 앙리 푸앵카레(Henri-Poincaré) 연구소의 기부기금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르 피가로]

화웨이와 관련해서, 미국처럼 우리도 화웨이의 5G 사용을 경계해야 할까요?


[앙투안 이장바르]

순진하게 굴면 안됩니다. 미국이 화웨이를 내쫓은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5G에서 뒤처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기술 전쟁입니다. 미국은 영원한 라이벌인 중국에 손을 내밀기보다, 노키아나 에릭슨 같은 회사를 통해 유럽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물론,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통과하는 데이터에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는 ‘백도어’와 연관된 첩보 혐의에 관해선 현재까지 아무것도 입증된 것이 없긴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어떻든 화웨이가 중국 정권과 연계되어 있고, 또 매우 불투명한 주주관계의 회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많은 사람들은 이처럼 강력한 통신 공급업체에 우리의 네트워크 상당 부분을 위임하는 데는 위험이 뒤따른다고 봅니다.


미국과는 달리 프랑스는 온건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프랑스는 결국 중국 기업의 장비를 최대한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정보시스템보안국(ANSSI)의 권한을 강화하기로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두려움 이외에도, 프랑스 산업계와 학계를 노리는 화웨이의 욕망 또한 프랑스의 여러 기관들을 긴장케 하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의 연구소 또는 원자력·재생에너지청(CEA)과 여러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후자와 관련해, 프랑스 당국은 이 협정이 민감한 영역인 5G 이동통신을 다루는 것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프랑스는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라이벌 국가와 치열한 특허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화웨이가 “불균형한” 파트너십을 통해 프랑스의 연구 결과를 가로채 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 Avec l’autorisation du Groupe Figaro, © Marie-Laetitia Bonavita / lefigaro.fr / 31.10.2019 »

이 기사의 번역 전재는 피가로 그룹의 승인을 받았음, © Marie-Laetitia Bonavita / lefigaro.fr / 31.1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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