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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윤석열과 ‘최순실 태블릿’ 조작한 공범 정호성은 즉각 자백하라

정호성은 장시호에 이은 또다른 특검의 도우미... 윤석열·한동훈과 함께 태블릿 조작수사 가담한 과거 자백해야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이사]

국정농단 특검의 윤석열 수사 4팀장이 수사했던 박근혜 정권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 중에 한 사람인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그가 이번에 대통령실 시민사회 제3비서관으로 임명되었다.

이번 인사에 대해서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어 발탁한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은 수사를 하고 받는 사이로 처음 알게 됐는데, 지금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높은 관계인 것으로 안다”는 말을 전했다.



국정농단 수사 당시 정호성은 대통령(박근혜)의 뜻에 따라 민간인(최서원)에게 각종 국가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러다보니 정호성 재판의 핵심 이슈도 JTBC 방송사가 특종 보도한 민간인 국정농단의 스모킹건,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에 관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때 차기환 변호사(현 방문진 이사)는 정호성의 변호인으로 나서 JTBC 방송사의 손석희 앵커와 기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최순실 태블릿’에 대해서 감정도 신청했다. 그러나 정호성은 2017년 1월초에 돌연 차기환 변호사의 접견을 거부했으며 특검에 불려가 밤샘 조사를 받은 뒤 돌연 ‘최순실 태블릿’에 대한 증거조사를 포기해버린다.

8년이 지난 현재 JTBC가 보도한 ‘최순실 태블릿’과 관련해 L자 잠금패턴 조작 사실, 그리고 이동통신 신규계약서 조작 사실 등이 최종 확정되었다. 만약 당시 정호성이 정상적으로 태블릿 감정을 했다면 이 모든 조작은 그때 이미 다 드러났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필자가 태블릿 조작 문제를 제기하다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의해 구속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정호성은 심지어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최순실 태블릿’에 대해서도 “최서원이 사용한게 분명하다”는 진술을 해주며 특검의 또 다른 도우미 역할을 했다. 윤석열은 훗날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때 김진태 국회의원(현 강원도지사)이 태블릿 조작 혐의를 강하게 추궁하자 “태블릿을 최순실 씨가 쓰던게 맞다고 정호성이 인정했다”며 정호성을 내세워서 발뺌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호성은 태블릿 조작을 은폐해준 대가로 사실상 공무상기밀누설죄로만 1년 6개월형의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다. 필자가 태블릿 조작 혐의를 제기하여 JTBC 방송사에 대한 명예훼손죄로 1심에서 선고받은 형이 정호성보다도 무거운 2년형이었다.

정호성은 자신이 태블릿 진실 은폐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날까봐 두려웠던 모양인지 필자를 찾아온 적이 있다. 그는 ‘제2의 최순실 태블릿’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JTBC가 보도했던 원조 ‘최순실 태블릿’은 최서원이 사용한 게 맞지만 나는 이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인정하지는 않았다”는 말을 필자에게 전했다.

정호성의 태도는 탄핵 진실규명 이전에 도덕적으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문제의 태블릿이 최서원의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면 오히려 공개적으로 그 근거를 제시하면서 입장을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 그랬다면 최소한 필자가 감옥까지 갈 일은 없지 않았겠는가. 

정호성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필자가 결국 JTBC 방송사의 ‘최순실 태블릿’, 그리고 특검의 ‘제2의 최순실 태블릿’까지 그 조작을 모두 밝혀내기 시작하자 여의도 바닥을 돌아다니면서 “태블릿은 최서원의 것이 맞다”는 거짓말을 집요하게 유포시켰다. 이미 정호성은 윤석열, 한동훈, 김영철 등 태블릿 조작 세력과 한배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장시호 녹취록 사태로 태블릿 조작수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장시호와 함께 ‘제2의 최순실 태블릿’ 입수경위를 조작한 혐의가 있는 김윤미라는 인물이 새로 나타났다. 장시호는 이제 공수처에 소환되어 자백하기 직전이다. 특히 전광훈 목사, 신혜식 대표 등 보수 인사들도 장시호 녹취록에서의 특검의 박근혜에 대한 갖가지 조작수사, 특히 태블릿 조작수사 문제를 다시 이슈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박근혜 정권 청와대 인사들 중에서 태블릿 진실을 은폐하는데 가장 앞장서온 정호성이다. 아마 박근혜와도 긴밀히 상의했을 것이다.

정호성과 박근혜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이미 태블릿 진실은 당신들 따위가 뛰어들어서 덮을 수 없을 만큼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윤석열의 권력을 탐하려 조금이라도 태블릿 진실을 덮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당신들은 윤석열 퇴진 이후 그에 부역한 대가 등으로 또다시 중벌에 처해질 것이다.

아니, 이제 그 이전에 태블릿 조작의 진실을 누구보다도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을 정호성 본인이 스스로 조작을 자백하기 바란다. 도대체 누가 정호성 당신에게 태블릿 증거조사를 포기하도록 강요, 회유하였나. 윤석열인가. 한동훈인가. 김영철인가. 

어차피 조만간 태블릿 조작 특검에 의해 정호성은 구속되어 수사를 받게 될 것이다.


특검에 불려간 뒤, 태블릿 감정 포기한 정호성


정호성은 이른바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에서도, 가장 충성도가 높다고 외부에 알려진 인물이다. 실제 정호성은 탄핵 당시 안종범과 함께 가장 먼저 구속이 됐고, 헌법재판소 증인으로 나와서 박 대통령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정호성의 행태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강용석 만큼이나 이상한 구석이 발견된다.


검찰·특검 수사 당시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에 대한 감정을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은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적용된 박근혜 대통령과 정호성 비서관, 둘 뿐이었다. 검찰 측은 최서원의 직접 검증을 막기 위해 최서원을 공범에서 제외시켰다. 똑같이 공직자에게 해당되는 뇌물죄에서는 최서원을 박 대통령과 공범으로 엮은 것과 비교하면, 검찰의 의도는 뻔한 것이었다. 특히 검찰과 특검은 태블릿 포렌식을 할 때 최서원 측의 참관도 허용하지 않았고, 그 이후 실물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그 정도로 검찰과 특검은 최서원의 검증을 철저히 막은 것이다. 뒤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재판이 다 끝나고 최서원이 “검찰과 법원이 내 것이라 했으니 내가 직접 돌려받아서 검증해보겠다”고 태블릿 반환소송을 내자, 기겁한 검찰은 “최서원은 소유자도, 사용자도 아니다”라며 180도 말을 뒤집으면서 태블릿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즉 처음부터 검찰은 태블릿이 최서원의 손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자세로 버텼던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은 더 중대한 혐의에 대응하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탄핵이 끝난 이후에 재판이 시작됐다. 그 재판조차 후일 불법적인 추가 구속 문제로 보이콧했다. 결국 태블릿을 검증할 수 있는 인물은 정호성이 유일했다.


그러던 차에 정호성 전 비서관은 2017년 1월 10일 특검에 출석했다. 이 날은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한 시기였다.


우선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2016년 11월 5일 구속됐다. 정 전 비서관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 변호인으로 선임된 차기환 변호사는 2017년 1월 5일, 제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검찰 측 태블릿의 증거능력에 동의하지 않고 감정을 요청했다. 또한 손석희 등 JTBC 측 기자들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여론을 동원해 태블릿을 최서원의 것으로 찍어누른 뒤 대충 넘어가려던 검찰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순간이었다. 탄핵세력으로선 이 때가 최대의 위기였다.


정 전 비서관은 원래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3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돼 헌법재판소에 출석하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전날(9일) 돌연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특검으로 불려갔던 것이다.


이렇게 결정적인 시점에 특검에 다녀온 이후 정 전 비서관은 이상한 행보를 보였다. 정 전 비서관은 본인 재판의 2차 공판기일(2017년 1월 11일)과 3차 공판기일(2017년 1월 13일)에 연속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4차 공판기일(2017년 1월 18일)에 출석해 느닷없이 “태블릿PC 감정이 필요없다”고 선언했다.


그래놓고 그는 2017년 1월 19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제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 말씀자료를 최 씨에게 보내 의견을 참고했다”고 증언했다. JTBC의 태블릿PC가 최서원의 것이 맞는지에 대한 감정을 포기한 채, 최 씨에게 연설문을 보냈고 의견을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한 것이다. 사실상 언론과 검찰의 ‘태블릿PC를 통한 최순실 국정농단’ 프레임을 인정,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서 자신의 선처만을 바란 꼴이다. 물론, 정 전 비서관이 법정에서 정확한 워딩으로 “태블릿은 최서원 것”이라고 증언한 적은 없다. 평소 최 씨가 태블릿을 사용하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은 태블릿 감정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태블릿은 최서원의 것이라던 검찰 주장을 추인한 셈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검찰이 태블릿에서 나왔다고 일방적으로 제시한 문건에 대해, 자신이 최 씨에게 보낸 것이 맞다고 인정해버렸다.


정 전 비서관을 부른 건 특검의 문지석 검사였다. 정 전 비서관은 2017 년 1월 10일 오후 2시 특검에 출석해서, 다음날인 11일 새벽 2시 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정 전 비서관이 조서를 모두 열람하고 귀가한 시간은 새벽 3시 16분이었다. 조서열람 시간까지 포함하면 무려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것이다. 원칙적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피고인을 불러서 수사할 수는 없다. 특검은 정 전 비서관을 불법적으로 부른 셈이다. 정 전 비서관은 중차대한 헌법재판소 증인 출석까지 취소한 뒤, 특검이 부르자 순순히 따라간 것이다.


정 전 비서관이 문지석 검사에게 14시간 조사를 받은 결과물은 고작 27쪽짜리 진술조서가 전부다. 이날 진술의 핵심은 초반 3~4쪽에 나온다.


문) 언론기사를 보면 진술인은 최초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다음 공판준비기일에서는 JTBC에서 입수한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문제 삼으면서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는 기사가 확인되는데, 그 경위가 어떻게 되는가요. 


답) 사실은 제가 재판과정에서 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문제 때문에 그동안 너무 괴로웠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는데, 제2회 공판준비기일 전쯤에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를 너무 쉽게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 ‘JTBC에서 입수한 태블릿PC의 문제점을 다퉈봐야지 그대로 인정하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배신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 등으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현재 JTBC에서 입수한 태블릿PC에 대하여 법정에서 다툴 수 있는 사람이 정호성 비서관밖에 없는데, 태블릿PC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넘어가 버리면 어떻게 한단 말이냐?”는 취지의 이야기도 들려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지난 1월 5일~6일 무렵 완전히 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1월 18일에 있을 제 공판기일에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모두 인정할 것입니다.  


(2017년 1월 10일 정호성 진술조서 3~4쪽)


이 대목에 대해 우종창 전 월간조선 기자는 『대통령을 묻어버린 거짓의 산 1권』 195쪽에서 “정호성은 문지석 검사에게 자기 죄를 스스로 인정하고, 태블릿의 위법성을 법정에서 다투지 않겠다고 진술했다”며 “정호성이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자 문지석 검사는 그 이후부터 사건과 무관한 내용을 신문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호성이 태블릿 진상규명 포기를 선언한 이후 검사는 “진술인의 학력은 어떻게 되는가요”,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가요” 등 기초적인 질문으로 전환했다. 이때는 이미 13차례나 검찰·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이후였다. 사실상 의미 없는 문답을 주고받은 것이다. 누구라도 4쪽 이후의 진술서를 읽어보면, 필요한 답을 이미 얻었으니 불필요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억지로 지면을 채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다.


이후 검찰과 법원, JTBC는 정 전 비서관의 태도를 아전인수로 해석해 “ 정호성도 최서원의 태블릿이라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이 침묵하는 사이 2017년 10월 23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호성은 그 태블릿이 최순실 씨가 쓰던 태블릿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증거 동의를 했다”며 대놓고 거짓 증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익명의 검찰 관계자들이 정호성을 인용해 거짓말을 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 ‘변희재의 태블릿, 반격의 서막’, 172-17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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