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이사]
드디어 오는 8월 14일 김영철 검사 탄핵 국회 청문회가 열린다. 그러나 이 청문회는 실질적으로는 김영철, 한동훈, 윤석열 등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 제4팀의 교사에 의해서 태블릿 증거인멸, 모해위증을 실행한 장시호 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애초에 당사자인 김영철 검사는 검찰조직의 보호를 받으며 불출석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철이 불출석해도 장시호만 출석해도 증거인멸, 모해위증 혐의를 밝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이미 최소한 태블릿 조작과 관련해서는 최서원이 반환소송 과정에서 법원으로부터 “장시호의 태블릿 관련 진술은 거짓”이란 판결문을 받아놓았다. 각종 포렌식 기록과도 장시호의 주장은 맞지 않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변호사 이지훈, 자신의 친구인 김윤미와도 다 서로 말이 맞지 않는다. 누군가 장시호에게 위증을 교사했기에 이렇게 말과 말, 또 말과 기록이 맞지 않는 것이다.
장시호는 녹취에서 자신의 위증으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에 죄송스럽다는 말을 하곤 했다. 실제 이들이 구속된 결정적 증거들은 대부분 장시호의 위증에서 나왔다.
장시호가 최서원로부터 “박근혜 저택에 10억이 있으니 가져다 쓰라”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에 대해 재판 과정에서 최서원 측과 박근혜 측 모두 펄펄 뛰었다. 박근혜 측은 “내 집을 뒤져보라”고 요청했으나 장시호와 유착된 특검은 “이미 은폐하지 않았겠냐”며 조롱하기도 했다. 장시호의 이 위증이 박근혜와 최서원 간의 경제공동체 근거로 이용되었다.
또한 장시호는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은 동계영재스포츠센터 관련 윗선에 최종 보고했다며 윗선으로 박근혜를 지목했다. 이 또한 박근혜 측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위증이었고 이 위증으로 박근혜는 삼성 이재용 측과 뇌물 수수 관계로 묶였다.
장시호는 녹취록에서 김영철, 한동훈 등 검사들을 상대로, “내가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졌나 보다”라는 발언을 하곤 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자신을 제압한 상대의 강한 매력에 빠지는 현상이다. 즉 장시호는 권력 해바라기 기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당시 특검의 윤석열, 한동훈, 김영철이 상대적으로 이재용이나 박근혜보다 강자의 위치였다. 그래서 그는 새롭게 뜨는 검찰 권력에 줄서서 온갖 위증과 증거조작으로 이들의 수사를 도와주었다.
그러나 8월 14일 청문회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김영철은 이미 탄핵이 확정적이고, 청문회 결과에 따라 한동훈도 구속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권의 정체성이 붕괴되며 정권을 유지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 해바라기 장시호가 과연 거대 야권이 주도하는 청문회에서 무작정 검사 편에 설 수 있을까.
장시호는 특검에 의해 구속된 최약자 피고인 신분이었다. 장시호를 상대로 한동훈, 김영철 등이 증거인멸과 모해위증을 요구했을 때 크게 압박을 느꼈을 것이다. 장시호가 8월 14일 청문회에서 솔직히 모든 상황을 이야기한다면 선처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만약 불출석을 한다거나, 출석해서도 맹목적으로 김영철만 두둔한다면, 이미 다 드러난 위증과 조작의 증거에 의해 증거인멸, 모해위증 공범 혐의로 10년 이상형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권력해바라기 스타일의 장시호의 근성을 십분 활용, 이재용과 박근혜를 증인석에 앉혀보자. 장시호가 과연 이들 앞에서도 다시 한번 김영철 편에 서서 저들에게 칼을 꽂는 거짓말을 반복할 수 있겠는가.
유감스럽게도 8월 14일 청문회에는 이재용, 박근혜는 물론, 역시 장시호의 위증으로 인생이 파탄난 최서원, 그리고 장시호의 위증을 파헤친 본인 변희재, 뉴탐사 강진구 기자 등이 빠져있다. 그렇다고 해도 각종 자료만 제대로 활용하면 이번 14일에 적어도 절반 이상의 장시호 거짓말은 드러날 것이다. 만약 이때조차 장시호가 자백을 하지 않는다면 바로 이재용과 박근혜, 최서원까지 불러 2차 청문회를 해보자.
그들 앞에서는 장시호가 무릎을 꿇고 모든 진실을 자백할 것이라 확신한다.
관련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