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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관위, ‘한국시리즈’ 경선룰 발표... 당 일각 “오세훈 쳐내려는 시도”

인싸잇=윤승배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에서 현역 단체장이 아닌 후보들을 대상으로 예비 경선을 실시한 뒤 본경선에서 현역과 1:1 대결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당 지도부에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비판을 쏟아내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쳐내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해당 지역에) 현역 시·도지사, 군수, 구청장이 있다면, 현역을 제외한 후보들끼리 예비경선 치른 후 최종 경선에서 현역과 타이틀매치 하는 것으로 최종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프로야구 KBO리그의 최종 결승전인 ‘한국시리즈’를 착안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현직은 365일 지역주민과 접촉하고 기본적 당·지지자 조직을 확보한 상태지만 청년과 신인 도전자들은 현역의 벽을 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비현역 간 예비경선을 현역과 분리해 먼저 치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중 경쟁이 치열한 2∼3개 전략 지역에는 완전 공개 오디션을 도입해 유권자의 관심을 끌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현장평가단 20%·국민여론조사 40%·당원조사 40%를 반영해 결승 진출자를 뽑은 뒤, 현역 단체장과 1:1로 겨룬다는 계획이다. 오디션 통과자와 현역 간 최종 경선에는 국민여론조사 50%·당원조사 50% 비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당 공관위의 이번 결정에 바로 당내 반발이 나왔다. 평소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장동혁 당 대표에게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세력, 특히 그중 서울시장 5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내치기 위한 시도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당내 소장파 모임이라고 하는 ‘대안과 미래’ 소속의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갑)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세훈 시장을 겨냥한 서바이벌 경선은 ‘공정한 기회’가 아니라 ‘힘 빼기 경선’”이라며 “인위적인 찍어내기 인상을 주는 오디션 방식은 서울시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어 “공관위가 서울지역 현역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오 시장을 정적으로 규정하고 ‘오세훈 제거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정현 위원장은 “제가 공관위원장으로 있는 한 누구를 찍어내거나 겨냥한다거나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력 있고 이길 수 있는 좋은 후보 이외엔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공관위가 발표한 새 경선 룰에 대해 경선보다 당의 노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당내 ‘윤어게인’ 인사와의 단절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관련 정책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나 당 지도부가 그런 경쟁 구도를 새로 구상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찾기보다 지선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당 노선이 뭔지, 무엇이 수도권 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당 입장인지 먼저 깊이 고민하고 그런 고민을 반영하는 선거 준비가 선행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가 장동혁 당 대표에 ‘윤어게인’과의 단절 등 노선변경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깊은 고민을 토대로 노선 전환을 계속 촉구하고 있는데 당내에서 에너지가 모이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따르겠다”며 공관위의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입장에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