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쇼크’ 코스피 5000선 위태... 환율, 외환위기 이후 최악

인싸잇=전혜조 기자 | 중동 사태 격화 분위기가 국내 증시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도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증시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코스피 5000선 붕괴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3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26% 하락한 5052.4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 이상 하락한 채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4.40% 이상 하락했고, 5042.99까지 추락하며 5000선을 위협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약 2조 4300억 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약 3조 8300억 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장 시작부터 매도세를 유지하다가 오전 9시 45분부터 매수세로 전환해 약 1조 200억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도 외국인의 9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증시 급락을 막을 수 없었다. 외국인은 3월 들어 순매수 거래일이 3일 밖에 없을 정도로 이달 내내 차익 실현에 분주한 모양새였다.

 

코스피 급락에 주요 종목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16% 하락한 16만 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삼성전자는 애프터마켓에서도 하락세가 지속돼 16만 6700원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7.56%가 빠진 80만 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역시 이날 애프터마켓에서 추가로 하락해 주당 80만 6000원으로, 80만 선을 위협하고 있다.

 

그 밖에 LG에너지솔루션(-3.78%), 현대차(-5.11%), 삼성바이오로직스(-1.70%),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1%), SK스퀘어(-8.53%), 두산에너빌리티(-2.55) 등 시총 상위 종목이 예외 없이 이날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4.94% 하락한 1052.39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급등세를 보인 삼천당제약의 경우, 이날 무려 29.98%나 주가가 빠지며 코스닥 폭락 쇼크에 한몫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암울한 상황은 역시 중동 정세의 불안이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4월 6일로 제시하면서, 이란이 이 기간 내 자국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하르그 섬과 발전소, 유정, 담수화 시설 등을 초토화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결국 국제 정세의 불안과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 확대가 국내 증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증시 급락에 더해 원달러 환율은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1519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에 1536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1530원대를 유지하다 1531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5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환율이 치솟은 것이다.

 

국제 정세의 불안감 고조와 국내 증시의 급락, 심지어 환율 폭등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고, 이에 국내 증시에서 점차 발을 빼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지난달의 1.5배인 35조 원을 넘어섰다. 또 이달에만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 총액 가운데 1060조 원이 증발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473조 원이 빠졌다.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31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0.0원으로 전날보다 7.9원 올랐다. 경유 가격 역시 같은 시각 1880.7원으로 7.5원 상승했다.

 

특히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42.0원으로 전날보다 9.0원 상승했고, 경유 가격은 10.8원 오른 1918.3원으로 집계됐다. 수입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3.2달러 오른 125.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9.1달러 상승한 139.7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14.3달러 오른 252.1달러로 각각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