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개봉 3주 만에 4300억 원... 프랜차이즈 아닌 오리지널이 해냈다

앤디 위어 원작의 힘·퍼펫 로키·IMAX 삼박자... 2026년 SF 최대 흥행작 등극

인싸잇=이다현 기자ㅣ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개봉 3주 차에도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0일 북미 개봉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입은 4억3000만 달러(약 63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아마존 MGM 스튜디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에서도 개봉 11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한 외국 영화 중 최고 성적을 달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에 의존하지 않은 오리지널 SF 영화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데 주목하고 있다.

 

 

‘마션’의 앤디 위어가 다시 해냈다... 원작 팬과 일반 관객 동시 공략

 

흥행의 첫 번째 동력은 원작 소설의 신뢰도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2015년 영화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의 2021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박스오피스 분석업체 팬당고의 숀 로빈스 이사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데뷔는 앤디 위어 원작 소설의 힘과 필 로드·크리스 밀러 감독의 충실한 각색이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스오피스 뉴스레터 ‘프랜차이즈리'의 데이비드 그로스는 CNBC에 “이 이야기를 작동하게 만드는 것은 SF와 인간적 감성의 균형"이라며 “‘마션’도 그 점으로 통했고, 이번에도 통했다”고 분석했다.

 

 

원작 소설 팬들은 영화가 핵심 감정선과 설정을 충실하게 구현했다고 호평했고, 원작을 모르는 관객도 무리 없이 몰입할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영화 개봉 후 앤디 위어의 전작 소설 ‘마션’과 ‘아르테미스’ 판매량도 동반 상승 중이다.

 

“오리지널 영화는 죽지 않았다”... ‘오펜하이머’ 이후 최대 비프랜차이즈 개봉

 

이 영화의 흥행이 특별한 이유는 기존 시리즈물이나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와 무관한 독립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이다. 개봉 첫 주 북미 수입 8050만 달러는 PG-13 등급 비프랜차이즈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이며, R 등급까지 포함해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8200만 달러) 다음이다.

 

슬래시필름은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속편·리메이크·슈퍼히어로 영화가 지배하는 극장가에서 오리지널 스토리텔링의 힘이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소니 픽처스 필름 대표 톰 로스먼은 인디와이어에 “훌륭한 영화를 만들면 관객은 반드시 극장에 온다. 오리지널 영화는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키는 CG가 아닌 퍼펫... “21세기의 E.T.” 탄생 비화

 

 

영화의 감성적 중심축은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와 외계 생명체 로키의 우정이다. 특히 로키가 CGI가 아닌 실제 퍼펫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은 개봉 후 화제가 됐다. 로키는 크리처 디자이너 닐 스캔런과 퍼펫티어 제임스 오티즈가 함께 제작했으며, 촬영 현장에서 5명의 퍼펫티어 팀이 각 부위를 분담해 조종했다. 고슬링은 촬영 내내 실제 퍼펫을 마주 보며 연기했다.

 

로키의 목소리는 당초 유명 배우로 교체될 예정이었으나 감독들이 테스트 상영 이후 오티즈의 목소리를 그대로 채택했다.

 

번역기 음성 선택 장면에서는 메릴 스트립이 깜짝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그레이스가 그 목소리를 듣고 “그녀는 뭐든 다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대사는 영화에서 가장 큰 웃음을 이끌어낸 장면 중 하나가 됐다.

 

필 로드 감독은 할리우드 리포터에 “메릴 스트립에게 전화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상황인지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수락했고 여러 버전을 직접 녹음해줬다”고 밝혔다.

 

버라이어티는 오티즈가 고슬링과 수개월을 함께 촬영하며 형성한 현장 호흡이 로키 캐릭터에 ‘영혼’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해외 관객들은 로키를 “21세기의 E.T.”라고 부르고 있다.

 

2주 차 낙폭 32%... IMAX가 전체 수익의 20% 견인

 

작품성 외에 상영 전략도 흥행을 뒷받침했다. 2주 차 북미 수입 낙폭은 32%에 그쳤다. 이는 같은 우주 SF 계열의 ‘듄: 파트2’ 2주 차 낙폭보다 낮은 수치로, 입소문 효과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MAX 단독 전 세계 수입은 2760만 달러로 전체 수익의 약 20%를 차지했다.

 

IMAX CEO 리치 겔폰드는 버라이어티에 “수십 년 전 초기 다큐멘터리부터 우주와 IMAX 사이에는 영속적인 연결이 있었다. 이 영화의 우주 묘사는 그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IMAX·스크린X·돌비 시네마 등 포맷별로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관 상영이 N차 관람 문화를 촉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극장별 주차 굿즈 마케팅이 장기 흥행을 추가로 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