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다현 기자 | 오는 29일 국내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중국계 캐릭터의 인종차별적 묘사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계 조연의 이름이 아시아인 비하 표현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국 온라인상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클립 공개 직후 중국 온라인 반발... 이름·외모·행동 모두 도마에
논란의 발단은 17일(현지시각) 20세기 스튜디오가 유튜브 공식 채널에 공개한 예고 클립이다. 해당 영상에서 주인공 앤디(앤 해서웨이)의 보조로 처음 등장하는 중국계 미국인 캐릭터 ‘진차오(Jin Chao·선위톈)’가 소개된다. 역할은 중국계 미국인 배우 헬렌 J. 션이 맡았다.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이 캐릭터를 둘러싸고 비판이 제기됐다. 먼저 이름 자체가 논란이 됐다. 진차오라는 이름의 발음이 서구에서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 ‘칭총(Ching Chong)’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홍콩 매체는 “‘칭총’은 19세기 서구에서 중국계 이주 노동자를 조롱하기 위해 사용된 대표적 인종차별 표현으로, 중국어 억양과 어조에 대한 경멸과 불쾌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모 묘사도 비판을 받았다. 진차오는 패션 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안경과 체크무늬 셔츠 차림으로 등장해 다른 등장인물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한 중국 누리꾼은 “2선 도시에서도 이렇게 입은 사람을 보기 힘든데, 패션 업계 종사자가 이런 차림이라는 설정이냐”고 지적했다.
또 클립에서 진차오는 앤디를 처음 만나자마자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부서에 배정됐다고 불평하고, 예일대 졸업 경력을 자랑하며, 공개적으로 상사를 비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묘사가 ‘학업 능력은 뛰어나지만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서구의 아시아인 고정관념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 순회 홍보와의 대비... 장원영 기용에도 비판
논란이 더욱 증폭된 데는 영화 측의 홍보 일정도 영향을 미쳤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이달 초 한국 서울과 중국 상하이에서 홍보 일정을 소화했으며, 한국 홍보 과정에서는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 누리꾼들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인간 인형’으로 불리는 장원영을 홍보 모델로 내세우면서, 정작 영화 속 아시아 캐릭터는 평범하고 고정관념적으로 묘사했다”며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
제작진·배급사 공식 입장 없어... 반론도 제기
현재까지 20세기 스튜디오나 제작진은 해당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1편 초반부에서 앤디 역시 패션 감각이 부족하고 어색한 모습으로 묘사됐다”는 반론을 제기하며 진차오의 묘사가 캐릭터 서사의 일부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홍콩 성도일보는 “이번 논란이 영화의 평판과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영화는 4월 20일 뉴욕 링컨 센터에서 세계 시사회를 마쳤으며 미국에서는 5월 1일, 한국에서는 4월 29일 개봉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사전 예매율 20.0%(6만 4481명)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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