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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가 국정원 비밀요원 사칭 `황당한 사기'

부모ㆍ남편도 몰랐던 `정체'…중학 동창과 신분 숨긴채 결혼
26차례 사기…`국정원 직원 일동' 꽃바구니 위장 배달까지

국가정보원 비밀요원을 사칭해 중학교 동창생과 결혼하고 친지들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낸 30대 주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6일 상습사기 혐의로 주부 이모(31ㆍ경기 시흥시 은행동)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국정원이 보유한 기업 어음을 할인토록 해 높은 수익을 올리게 해 주겠다며 2003년 10월 고교 동창생 김모(31ㆍ여)씨로부터 1천500만원을 송금받는 등 작년 9월까지 친구와 친인척 5명으로부터 26차례에 걸쳐 3억38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국정원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어음을 사채시장에서 할인받아 현금화해 정치 비자금을 마련한다. 할인에 참가하면 연 25%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국가정보원법과 보안규정 등을 보여 주며 비밀 엄수를 다짐받은 뒤 고리의 이자를 일정 기간 되돌려 주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같은 수법으로 본인의 아버지로부터 1억원, 외삼촌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으나 가까운 친족간 사기나 절도 등은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규정 때문에 이 부분은 사법처리 대상에서 빠졌다.

조사결과 이씨는 1999년부터 청와대에 파견 근무한 국정원의 자금 담당 비밀요원으로 행세해 왔으며 2001년 카센터를 운영하는 중학교 동창생과 결혼할 때도 신분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부모, 시부모, 양가 친척, 친구 등은 모두 이씨가 국정원 비밀 요원이라고 굳게 믿었으며 결혼식 당시 주례도 "신부 이양은 정부기관 공무원으로 근무한다"고 하객들에게 소개했다.

이후 두 자녀를 낳은 이씨는 "특수업무를 하는 비밀요원이어서 출근이 늦다"며 가족을 속이고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 꽃바구니를 아기 백일잔치, 돌잔치, 본인 입원 병실 등에 배달시켜 가족과 친지들이 보도록 했다.

이씨의 계좌 거래 내역을 조회한 결과 피해자로 보이는 10여명이 더 드러났으나 이들은 아직도 이씨가 국정원 비밀요원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어 이씨를 고소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생활 30년에 이런 황당한 사기 사건은 처음 본다. 모든 것이 드러난 지금도 믿는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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