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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자백-위증 강요' 폭로에 고개 떨군 검찰

"굉장히 심각한 문제…검찰 불신 번질까 걱정"

검찰이 지난해 다단계판매업체 제이유그룹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피의자에게 거짓 자백과 법정에서 위증까지 하도록 강요한 정황이 폭로되자 검찰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 터졌다며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더욱이 검사와 피의자의 대화가 지상파를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면서 회유와 강요가 담긴 수사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심혈을 기울이며 추진했던 `변화하는 검찰상'이 물거품이 됐다는 참담함을 내비치는 검사들도 있었다.

일선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맥락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검사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와꾸'를 짠다느니, 이재순 청와대 사정비서관 옷만 벗기면 된다느니 하며 특정 의도를 가지고 피의자로부터 진술을 받으려한 것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검찰의 수사 기록을 던져버리라고 했던 말처럼 국민은 물론 판사들까지도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특수 수사에 정통한 검사들은 경험 부족으로 빚어진 사태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 중견 검사는 "수사 노하우가 부족한 검사가 조급하게 사건을 해결하려다가 빚어진 일이지만, 검찰 전반으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인지 수사 때는 검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법정에서 증언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하는데 검사로서 마인드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검찰이 사건 당사자들을 회유하고 거짓자백을 강요하는 식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국민이 오해할까봐 걱정이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대검찰청은 6일 오전까지만 해도 녹취록을 분석해보고 진상을 파악한 뒤 감찰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오후에 전격적으로 특별 감찰반을 구성하고 해당 검사를 인사 조치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번 파문으로 검찰의 신뢰가 추락할 것을 우려해 제이유그룹 수사를 했던 서울동부지검에도 지검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하고 특별 감찰반에 중수부 검사를 투입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신속하게 진상 조사에 나선 것은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부적절한 수사는 곧바로 검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에는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피고소인이 수사 검사로부터 반말과 욕설을 들었다며 녹취록을 공개하는 일이 있었다. 이 일로 해당 검사는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

또한 2002년 10월 말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발생한 피의자 사망 사건이나 1998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사건 등은 검찰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었다.

지방 검찰청의 다른 부장검사는 "국민적 관심을 받고있는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가 진술 강요 의혹을 받게 됐다는 점만으로도 침울한 기분이 든다"며 "녹취 경위나 내용의 진위를 따져봐야겠지만 검찰 스스로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검사는 "피의자에게 욕을 했다거나 한다면 그나마 정의감 때문이라고 변명이라도 해보겠지만,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라고 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탄식했다.




(서울=연합뉴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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