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15일 최근 자신을 둘러싼 당내 '검증' 논란과 관련, "단합해야 할 시기인데 (이렇게 하면) 국민이 얼마나 걱정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강원도 평창 방문길에 횡성휴게소에 잠시 들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뭐든 지나치면 안된다. 단합하고 화합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법률특보인 정인봉(鄭寅鳳) 변호사가 이날 당 대선예비후보 검증위원회에 이른바 '이명박 X-파일'을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하면 하고 말면 말지. 뭘 미리 알려고 하나. 검증하면 다 나올텐데..."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시장은 정 변호사의 최근 행보와 관련, "정 변호사와 악연은 없다"면서도 "얼마전에 (정 변호사가) 우리측에 `같이 일하자'고 (요청을) 해왔는데 우리쪽에서 전화를 잘 안 받았나 보더라"고 말해 캠프합류 문제와 관련해 정 변호사가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두 캠프의 공방에 대해서는 "이건 공방이 아니다. 주고 받아야 공방이지 나는 화합하자고 하는데 이게 무슨 공방이냐"면서 "나는 오로지 국민편"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이어 평창의 한 식당에서 가진 강원도당 관계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여러 차례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열망도, 한나라당의 목표도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를 못하면 국민의 열망을 깨는 것"이라면서 "화합하고 단합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지금 당 지지율이 높다고 하지만 정권교체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자만하면 안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정치인이 무엇을 원하는 지가 아니라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은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검증 논란을 뒤로 하고 설연휴를 앞둔 '민생행보'를 계속했다.

당내 '검증' 논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정치적 논쟁보다는 직접 민생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의연함'을 강조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여겨진다.

특히 평창은 그가 시장직 퇴임 직후인 지난해 7월 팬클럽 회원들과 수해복구 활동을 벌이면서 사실상 첫 대권행보를 시작한 곳이어서 최근 '검증' 사태에 따른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고 새 각오를 다진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승용차편으로 평창에 도착, 작년 수해복구 활동을 벌였던 진부면의 수재민 컨테이너 하우스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한 뒤 오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실사를 받고 있는 보광피닉스 경기시설 공사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 측근은 "정 변호사가 이른바 'X-파일'을 내놓으며 정치적인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지만 이 전 시장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보다는 어려운 서민경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창=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