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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대선고지를 향해 진격하던 마잉주(馬英九) 전 국민당 주석이 검찰 기소의 난국을 뚫고 고지에 안착할 수 있을까.

마 전 주석은 지난 13일 타이베이(台北)시장 재직시절 판공비 성격의 특별비 1천100만대만달러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국민당 주석직을 사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청렴하고 개혁적인 이미지, 귀공자풍의 깔끔한 외모와 함께 `미스터 클린'으로 불리며 한때 70%대의 지지도를 보였던 마 전 주석은 대권가도를 순항하는 듯 했으나 이번 기소사태로 오는 2008년 총통선거 출마가 다소 불투명하게 됐다.

◇대선후보 자격 시비= 국민당의 현행 당규에 따르면 검찰에 기소된 당직자는 당내 공직 경선에 나갈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주석직은 물론이고 대선후보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친(親) 마잉주 세력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가혹한' 당장(黨章)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보슝(吳伯雄) 주석대리의 주도로 15일 기소자의 자격상실 규정을 폐지하자는 결의가 이뤄졌으며 오는 6월 전당대회에 삼심(三審)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후에야 후보등록 자격을 상실케 하는 당장 개정안을 상정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마 전 주석은 다시 국민당의 대선후보로 총통선거 출마가 가능해진다. 마 전 주석은 앞서 주석직 사퇴에도 불구하고 대선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특히 기소 직후 마 전 주석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55∼66%로 오히려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마 전 주석측으로선 고무적인 현상이다.

◇`난적' 왕진핑= 그렇다고 마 전 주석이 난국을 쉽게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왜냐하면 국민당의 대선후보를 노리는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왕 원장은 15일 당장 개정 움직임에 대해 "인민들이 받아들일 감정의 문제"라며 "국민당은 엄정한 도덕적 기준을 유지해야 하며 인민들에게 국민당이 부도덕한 정당이라는 인식을 줘선 안된다"고 말했다.

왕진핑 진영의 의원들도 "마 전 주석만이 국민당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왕 원장은 외성인(外省人.중국에서 건너온 대륙인)을 주축으로 한 국민당내 `본토정권' 파벌을 등에 업고 있다.

마-왕 진영간 갈등이 점점 고조되자 당 지도부는 롄잔(連戰) 명예주석을 찾아가 초연한 위치에서 당이 처한 위기를 수습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롄 명예주석은 16일 마 전 주석과 왕 원장을 함께 만나 대선후보 경선 등록이 시작되기 전에 단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잉주 위기는 국민당 위기= 대만 독립 노선을 걷고 있는 민진당에게 정권을 내주고 절치부심했던 국민당은 8년만의 재집권 기회가 사라질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본선' 경쟁력이 높은 마 주석이 국민당을 탈당, 독자 대선출마를 결행할 경우 국민당은 분당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소사태 이후 마 전 주석과 왕 원장의 관계는 대선후보 경선이 가까워질수록 골이 깊게 패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국민당 일각에선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왕 원장보다는 롄 명예주석을 다시 대선후보로 추대하자는 주장도 나오는 등 변수들이 상존해 있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민진당의 급진적 탈중국화(去中國化) 노선에 맞서야 하는 국민당이 마 전 주석의 위기를 단순한 개인 비리로만 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콩=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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