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에서 `잭팟'을 떠트리고도 미성년자 신분으로 인해 당첨금 지급이 거부됐던 홍콩의 16세 소녀가 우여곡절 끝에 상금을 받게 됐다.
홍콩의 여고생 퉁양은 지난 20일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마카오에 놀러갔다 샌즈(金沙) 카지노의 슬롯머신에서 100홍콩달러(약 1만2천원)로 74만홍콩달러(8천800만원)짜리 잭팟을 떠뜨렸다.
그러나 돈을 내주려던 카지노 직원은 퉁양의 신분증을 보고 미성년자 신분임을 확인한 뒤 당첨금 지급을 거부하고 즉시 카지노장을 떠날 것을 명했다.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카지노장 출입이 금지돼 있다는 마카오 도박법규에 따른 것이었다.
퉁양의 어머니는 즉각 카지노측과 마카오 당국에 딸이 자신의 허락하에 할머니로부터 돈을 받아 슬롯머신을 한 것 뿐이라며 당첨금 지급을 요청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마카오 도박.복권감찰협조국은 결국 지난 24일 퉁양이 법규를 어긴 것은 인정되지만 샌즈 카지노측에 퉁양의 모친에게 당첨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마누엘 호아킴 다스 네베스 국장은 "카지노와 고객간의 협정에 따라 카지노는 당첨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이 규정"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퉁양이 아닌 퉁양의 모친이 당첨금을 수령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퉁양의 모친은 당분간 잠정적으로 마카오의 모든 카지노에 대한 입장이 금지된다. 미성년자를 도박장으로 끌어들인 벌칙이다.
모친과 함께 당첨금을 받아든 퉁양은 향후 영국 유학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카오 당국은 이와 함께 앞으로 카지노에 불법 입장한 미성년자가 돈을 딸 경우 당첨금 지급에 대한 새 규정을 마련키로 했다. 당첨금 지급을 거부하되 자선기금이나 마카오 정부재정으로 넘기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카오는 지난 2001년까지만 해도 스탠리 호(何鴻桑)의 도박산업 독점으로 별다른 도박규정이 필요없었으나 2002년에서야 해외에 카지노산업이 개방되면서 미성년자 출입금지 등을 규정한 도박법규를 마련했다.
(홍콩=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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