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가 16일 대선후보 `경선 룰'과 관련해 `8월-23만명'의 단일 중재안을 제시하고, 양대 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사실상 수용가능 입장을 밝히고 나섬에 따라 난항을 거듭해온 경선 룰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 대표는 전날 시내 모처에서 이 전 시장을 직접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 박 전 대표와 전화접촉을 갖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선거일 120일 전인 8월21일에 전체 유권자의 0.5%(23만7천명) 규모로 선거인단을 꾸려 경선을 치르자는 것이 골자이다. 이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각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7월-20만명', `9월-23만명'안의 중간지점을 찾아 시기에 있어서 양측에 20일씩의 양보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춘천 강원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시기와 방법과 관련해 저는 특정한 방안에 매달리지 않고 당 지도부와 경선준비위원회에 모든 결정을 일임하겠다.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수용의사를 피력했다.

박 전 대표도 울산시당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강 대표가 전화로 `범여권의 후보 결정 상황과 정기국회 개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8월20일경에 20만명의 선거인단으로 경선을 치러야할 것 같다'고 제안해 왔다"며 "당원들의 동의 절차를 밟는다면 `8월-20만명'안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손 전 지사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낙산사에서 이틀째 칩거중인 상태여서 구체적인 입장이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강 대표는 박-이 양대후보의 원칙적 동의를 이끌어낸 상태에서 이르면 이날 중 칩거 중인 손 전 지사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어서 이 회동결과가 경선 룰 극적 타결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朴宰完) 대표 비서실장은 "중재안은 국회 상황과 당내 상황, 여권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 실장은 시기와 관련, "7월과 9월 모두 장단점이 있으나 7월의 경우 최근 두 차례 전당대회가 모두 7월에 열렸는데 날씨가 무덥고 장마철이 겹치는 단점이 있었다"면서 "9월은 정기국회가 9월1일부터 시작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경선에만 몰두할 경우 민생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또 무작정 늦추면 당내 갈등이 치유불능의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후보 선출과정을 보고 우리 후보를 뽑자'는 얘기도 있으나 선거일 120일전 쯤이면 너무 빠르지도 않고 범여권의 후보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우리 후보가 선거준비를 하려면 최소 6개월 정도는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8.15를 전후로 정국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박 비서실장은 선거인단 규모와 관련, "국민과 당원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당이 재정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커버할 수 있는 적정규모를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경선 룰 결정과정에 손 전 지사의 입장도 최대한 배려하려 했으며 후보검증위 구성이나 청문회 개최도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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