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공개된 고위 법관들의 재산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역시 `강남ㆍ부동산 불패' 현상이 두드러졌다.

◇ 재산총액 중 부동산이 대부분 = 재산총액 60억1천747만원을 신고해 1위를 차지한 김종백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현재가액 11억원인 서울 강남 개포동 아파트(161㎡)를 비롯해 양재동 점포 3채, 7억원 상당의 평택 임야 등 부동산 자산만 41억원에 달했다.

51억22만원을 신고해 2위에 오른 김수형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서울 종로구 충신동에 단독주택 2채, 서초구 양재동에 연립주택 1채를 소유하고 있었고 임야와 밭 등 토지 자산도 3억8천860만원이었다.

이승구 서울동부지검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과 서초동 등 강남 아파트만 2채를 가졌다고 신고했으며 문효남 대구지검장도 부부가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각각 1채씩 소유했다고 신고했다.

법무ㆍ검찰 신고대상자 46명 가운데 본인 또는 가족 명의로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권과 용산, 분당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 아파트나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신상규 광주지검장과 김상봉 서울고검차장뿐이었다.

반면 3억4천149만원을 신고해 끝에서 8번째를 기록한 안대희 대법관은 첫 신고때 1억8천600만원이었던 서울 홍은동 아파트(139.58㎡)가 1천900만원 증가해 2억1천500만원이 된 것을 제외하면 부동산 자산이 없었다.

4천343만원을 신고한 문용호 전 특허법원 부장판사에 이어 끝에서 3번째인 김병운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2억3천600만원인 중랑구 묵동 아파트(104.79㎡)를 포함해 2억6천1만원을 신고했다.

53억여원의 재산으로 법무ㆍ검찰 공무원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박상길 부산고검장은 본인과 가족 명의 예금만 49억원에 달하는 데 반해 부동산은 본인 명의의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10억여원)만 신고돼 눈길을 끌었다.

◇ 주식은 양극화(?) = 20억1천53만원을 신고한 고현철 대법관은 배우자 명의로 현대차 주식 190주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평가액은 취득가액보다 568만원 떨어진 1천280만원이었다.

강일원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은 삼성전자 주식에 4억6천104만원을 투자했지만 4천420만원의 손실을 입었고, 송영천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현대차, KTB네트워크 등에 투자했다가 1천76만원의 손해를 봤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중앙제지 주식 536주를 신고했는데, 이 회사는 부도로 2004년 12월 상장 폐지돼 평가 금액은 0원이었다.

반면 이홍훈 대법관은 배우자 명의의 KT&G 주식 800주가 취득가액이 400만원이었지만 평가액이 3천320만원에 달해 800%의 `대박'을 터뜨렸다.

전수안 대법관도 배우자 명의로 증권사 펀드에 1억4천만원을 투자해 7천98만원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장윤기 법원행정처장은 본인과 배우자, 장녀 명의로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 661주가 2억2천279만원에서 4억519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박흥대 부산고법수석부장판사는 배우자 명의로 삼성테크윈 주식에 3천15만원을 투자해 7천3만원의 수익을 거두었다.

◇ 고위 법관 평균 재산 16억5천810만원 = 대법원 소속 법관 122명의 재산 평균액은 16억5천810만원이었고,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과 일반직 고위 간부 3명의 재산 평균은 24억4천178만원이었다.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중에는 양승태 대법관이 23억6천619만원을 신고해 가장 많았고 안대희 대법관이 3억4천149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 대법관들이 소유한 차량은 오히려 소박했다.

김능환 대법관은 1993년식 프린스만 갖고 있었고 김지형, 이홍훈 대법관은 2000년식 아반떼XD를 각각 신고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본인 명의의 차가 없고, 양승태 대법관은 본인 명의로 스포티지를 부인 명의로 경차인 아토스를 갖고 있었다.

◇ 미술품 애호가 = 손용근 서울행정법원장은 해강 김규진의 묵죽도 병풍 등 본인과 배우자 부친 명의로 13점의 병풍, 서첩 등을 신고했다.

유남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도 민경갑 화백의 산수화 등 4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서울=연합뉴스)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