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입되는 부품 및 소재가 일본산을 빠르게 대체해 가고 있어 오는 2009년이면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소재 수입액이 대일(對日) 수입액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하는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이보다 훨씬 작은 폭으로 감소하거나 별다른 차이가 없어 이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에 대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현오석)은 4일 발표한 '한국의 대중.대일 무역수지 변동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부품소재 대중 수입 비중은 2000년 7.7%에서 작년 20.3%로 급증한 반면 대일 수입비중은 2003년 28.4%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해 작년에는 25.6%로 하락했으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소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환율하락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우리 수출기업들이 채산성 보전, 가격경쟁력 보완을 위해 저렴한 중국산 부품소재 수입을 늘리게 된데다 최근 우리 기업을 비롯해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부품소재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무협은 분석했다.

무협은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2009년께면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소재 수입액은 400억달러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360억달러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증가 폭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감소 폭보다 훨씬 커 반도체 및 집적회로의 경우 작년 대중 수입 증가액은 12억달러, 대일 수입 감소액은 4억달러로 8억달러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전자집적회로는 대중수입 증가액이 9억달러, 대일수입 감소액이 5억달러,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는 각각 2억달러와 1억달러 등으로 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전체적으로 볼 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철강판, 실리콘 웨이퍼, 합금철선철 등 주요 핵심 부품소재 수입은 여전히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부품소재산업에서의 대일역조는 상당기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무협은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되는 가운데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빠르게 감소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축소 추세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부품소재 분야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무협 국제무역원의 이승신 수석연구원은 "부품소재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일본과의 격차는 축소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이를 위해 부품소재 분야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중국, 일본 내수시장 개척 △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 등 신산업 및 서비스 산업 육성 및 중국 진출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