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을 단념한 고구려가 간신배 세상이 되었듯, 강북을 저버린 노무현 정권은 명실상부한 강남부자들의 천국으로 타락했다. 청와대 핵심참모와 경제부처 고위관료들은 너나없이 강남지역의 고가주택에 거주했던 것이다. 노무현의 강남사랑에 대한 일반국민의 반감은 2006년의 지방자치 선거에서 걷잡을 수 없이 폭발했다. 참여정부 초대 법무장관으로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서울시장에 출마한 강금실이 노무현 대신 독박을 뒤집어써야 했다. 강효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기대 이하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강금실의 굴욕을 오로지 노무현 탓으로만 돌리기는 불가능하다. 그녀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민심의 현주소를 모른 채 청담동의 고급 양장점에서 옷을 맞춰 입은 사실을 자랑했다. 게다가 강남주민들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는 망언을 내뱉음으로써 강북서민들의 자존심마저 건드렸다. 강금실은 서민대중의 가슴에 생채기를 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거의 세 배 차로 지고 말았다.강금실에게 그릇된 훈수를 남발해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선거를 말아먹은 주역들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지 않다. 문
일요일 밤, 청소년 축구대회 중계방송 탓으로 SBS 주말연속극 ‘황금신부’가 결방됐다. 방송시간이 약간 겹치는 KBS 대하사극 ‘대조영’을 덕분에 온전히 시청할 수가 있었다. 대조영이 당나라로부터 고구려의 옛 터전이었던 요동땅을 되찾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었다. 잃어버린 고토를 의미하는 지정학적 맥락에서든, 진취적 기상을 뜻하는 상징적 차원에서건 요동, 즉 만주는 우리 국민들이 잠시도 잊지 말아야 할 공간이며 단어다. 요동을 꿈꾸지 않는 자, 만주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한국인의 자격이 없다.드라마 ‘대조영’은 고구려제국의 붕괴에서 발해왕국의 건국으로 이어지는 수복의 역사, 탈환의 역사, 중흥의 역사, 재건의 역사를 다룬다. 쇠멸과 부활, 창업과 수성이 변증법적으로 결합돼 이루어지는 웅대하고 남성적인 서사구조를 지향한다. 2007년 대선정국의 모습은 당나라에게 패망한 고구려 꼬락서니다. 진보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은 나라 없는 유민신세가 되어 이민족의 억압과 매국노들의 착취에 이중으로 고통받는다. 반면, 진보개혁을 망하게 한 패장들은 진솔한 반성은커녕 제각기 조그만 세력권을 형성하고 호족 노릇에 열중한다. 경상도 신흥맹주로 행세하는 유시민이 대표적 사례다.고구려는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되었다. 예상한 대로다.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이 본선에 진출할 5명의 후보자로 뽑혔다. 정확한 득표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방금 열거된 순서라는 걸. 어라! 한명숙이 유시민을 이겼다네. 어이쿠! 정식으로 집계를 마치니 유시민이 도로 4위래. 유시민과 한명숙의 엎치락뒤치락, ‘누나의 꿈’ 현영과 ‘불후의 명곡’ 김성은이 가창력의 우열을 다투는 형국이구나.선출된 다섯 명의 이름을 접하고 딱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 ‘가관’이다. 정말 가관이지 않은가? 면면을 둘러보시라. 한나라당에서 도망쳐온 탈영병 하나, 이미지장사로 출세한 전직 앵커맨 1인, 노무현 곁에서 갖은 아부를 일삼으며 참여정부를 말아먹은 간신배 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얼굴마담 스타일의 아주머니 한 분. 원조 불임정당 한나라당을 뒤이을 짝퉁 불임정당의 탄생이다. 문제는 불임정당들의 대항마가 되어야 할 민주노동당은 출산의지가 아예 없는 피임정당이란 점이다. 그러기에 연로하신 권영길옹께서 당내경선 과반득표를 향해 거침없이 승승장구하고 계시지.국민원로는 처음부터 천정배와 추미애의 신당참여를 반대하
역시 노명박이다. 이명박이 경선후유증으로 말미암아 고전하는 듯하자 노무현이 특유의 저렴한 입놀림을 또다시 개시한 것이다. 이명박의 경쟁자였던 박근혜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승복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불복하는 것 같기도 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노무현의 “닥치고 대선개입” 선언은 이명박 입장에서 박근혜에게 전폭적인 승복과 협력을 요구할 안성맞춤의 구실을 적시에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거의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 납품 수준이다.많은 국민들이 17대 대통령 선거를 갑갑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죽하면 미지의 후보자인 문국현으로부터 희망의 실마리를 얻고자 노력하겠는가? 2007년 대선정국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시름을 한 방에 날려줄 열쇳말을 제시하는 바이다. 바로 ‘노명박’이다. 노무현과 이명박을 어린 시절 우연하게 헤어져, 서로 반목하는 원수들 집안에 각각 입양된 일란성 쌍생아들로 간주하면 가슴을 짓누르는 묵직한 체증이 싹 가시리라.피는 속이지 못한다고 성장환경은 달라도 노명박의 본질과 지향점은 똑같다. 노명박을 둘러싼 핵심측근들의 면모와 짜임새 또한 표면적 정치노선 대신 인간 내면에 도사린 본원적 인성의 관점에서 파악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오마이뉴스가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환영하는 넷심(Net心)의 일부라며 소개한 인터넷 댓글들 가운데 한 개다.이걸 읽는 순간 한숨부터 나왔다. 장사가 될 만하면 손님에 앞서 똥파리들 먼저 꼬이는 법이다. 특검을 수용할 때도, 파병을 강행할 때도, 분당을 시도할 때도, 연정을 제안할 때도, 삼성 X파일을 뭉갤 때도, 개헌을 발의할 때도, 한미FTA를 체결할 때도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는 족속들이 노무현 정권의 그릇된 정책과 결정을 막무가내로 두둔하기에 바빴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지 않는 나 같은 사람들로선 광노빠들의 돌연한 문국현 지지가 마냥 불안할 따름이다.전여옥이 인간성은 막장일망정 눈치만큼은 기똥차게 빠르다. 문국현을 일컬어 ‘재계의 노무현’이란다. 아니나 다를까, 잘 나가던 문국현이 뜬금없이 노무현 정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나섰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격이다. 여론장사에 관련해서라면 동물적 후각을 지닌 인물로 꼽히는 김용옥이 갑작스럽게 문국현과 인터뷰를 진행한 사태 역시 의미심장하다. 충고하는 바이다. 이명박을 이기고 싶다면 친노세력과는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진짜 민심을 듣기 바란다
국민원로가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불후의 명곡’이다. 일요일 저녁 KBS 2TV에서 방송되는 ‘해피선데이’의 한 꼭지다. “선배 가수들을 찾아가 배우는 컨트리꼬꼬의 폭소 난장 노래교실”이란 배경설명처럼 탁재훈과 신정환으로 이루어진 남성듀오 컨트리꼬꼬가 원래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이끌었다.‘불후의 명곡’은 정식 음악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럼에도 라이브 무대만이 줄 수 있는 현장감과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박제 속에 갇힌 듯한 ‘콘서트 7080’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끼와 발랄함이 있다. 여기서 소개되는 유명 가요들의 대부분은 80년대 중반과 90년대 중반 사이에 발표된 국보급 노래들이다. 1985~1995년은 많은 가요팬들과 문화평론가들이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로 기억하고 평가하는 기간이다. 더는 젊음만을 믿고서 까불 수는 없지만, 늙었다고 서러워하기에는 한참 이른 시청자층을 겨냥해 제작된 콘텐츠가 바로 '불후의 명곡'인 것이다.그런데 요 몇 회 동안 프로그램의 성격이 확 변했다. TV 프로그램의 성격이 변했다면 대개는 종전보다 재미가 떨어졌거나 기획의도를 빗나갔음을 뜻한다. 허나 ‘불후의 명곡’은 예외다. 더 흥미롭고 짜임새가 있어졌다.
인터넷 헌책방을 통해 ‘트루만 회고록’을 샀다. 초판이 나온 날짜가 1971년 4월 10일이다. 내가 구입한 책은 동년 11월 30일에 발행된 7판이다. Truman의 한국어 발음이 ‘트루먼’이 아닌 ‘트루만’이던 때다. 신문은 물론이고 웬만한 책들 또한 전부 세로로 인쇄되던 시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씨 크기마저 매우 작다. 10분만 읽어도 눈이 아프고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진도 참 안 나간다.바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그냥 ‘트루먼 회고록’이라 부르기로 하겠다. 트루먼의 회고록이 한국서 번역출판된 1971년은 마침 전태일이 청계천에서 분신자살한 해다. 11월 13일의 일이다. 내가 아직 전태일 평전을 읽지 않았다. 게으름 탓도 크지만 결정적으로 나는 못된 놈들이 착한 사람 괴롭히는 이야기는 부아가 치밀어서 끝까지 진중하게 대하지 못한다. 때문에, 같이 숙직하던 선배가 비디오가게에서 빌려온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눈물콧물 훌쩍이며 볼 적에 난 억지로 귀를 틀어막고 기어이 잠이 들고야 말았다.사실은 ‘트루먼 회고록’이 더 열을 받아야 마땅한 책이다. 트루먼은 이토 히로부미 이상으로 우리겨레의 운명에 커다란 먹구름을 드리운 인물이다. 그가 미합중국
과거를 회상해본다. 비록 과거라고 했지만 불과 4년 전 요맘때 분위기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지자제선거 공약대로 청계천 고가도로를 철거한 직후의 시점이었다. 청계천 일대를 도보로 답사한 나는 이명박이 엄청 뜰 거라는 예상을 내놨다. 뜨기 전에 철저히 짓밟아놔야 한다는 훈수도 곁들여서. 대뜸 사방에서 태클이 들어왔다. 이명박이 뜰 일은 절대 없을 거란 핀잔이었다. 심지어 내가 더위를 먹었다는 빈정거림마저 쏟아졌다.그때 나를 미쳤다고 욕했던 인간들이 이명박 지지율이 60프로 고지를 돌파한 지금은 그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다고 허풍을 떤다. 문제는 머리도 나쁠뿐더러 준비성도 소홀한 이 부류가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서 신당으로 꾸역꾸역 몰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신당의 미래가 환히 보이는 듯하다. 이명박 대세론의 뿌리는 범여권 말세론인 셈이다.내 개인적 차원에서 이명박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사건은 매우 행운이다. 내가 박근혜에 관해선 상대적으로 잘 모른다. 더욱이 민주 대 반민주, 평화 대 전쟁, 호남 대 영남 등의 선거구도는 나의 전공종목이 아니다. 반면 이명박에 대해서라면 대한민국 누구보다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게다가 강북 대 강남, 서민
국민원로는 이명박이 유능하다는 주장에 결코 찬성하지 않는다. 인간의 능력을 평가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요소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이유에서다. 바로 성격도 능력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주변에는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임에도 자신의 성질머리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엎어진 사람들이 숱하게 널려있다. 당신의 친구와 피붙이들 중에도 이런 유형의 인물은 분명 존재할 게다. 좋은 성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능력은 톡 치면 무너질 모래성에 불과하다.성격이라고 부르니 혼란스러운 느낌을 준다. 성격 대신 인성이라 일컫는 게 의미를 좀 더 명징하게 나타낼 듯싶다. 성격을 인성으로 대치할 경우에는 성격도 능력이란 논리에 반대하는 입장이 더는 지지를 얻기가 어려워진다. 일례로 기업체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인성검사는 꼭 포함되기 일쑤니까.인성검사를 통해 사람의 됨됨이가 정확히 파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듣자니 인성검사 잘 치르는 비법마저 학원서 가르친다고 하더라. 기본인성이 뒷받침돼야 업무능력도 탄탄하다는 반증이리라. 일반회사들도 직원을 선발할 적에 등한시하지 않는 항목이 인성이다. 하물며 나라를 다스릴 통치자를 뽑는 일에서야. 그토록 중차대하고 필수불가결한 인성이 한국정치에서는 이제
열린우리당이 문을 닫았다. 과거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을 앞장서서 적극 찬성했던 사람의 하나로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솔직히 유구무언이다. 허나 본디 승자보다는 패자에게 할 말이 더 많은 법. 당분간 입을 꾹 다물고 자중하고 있어야 마땅한 처지임에도 간단한 소회만은 남기고 싶다. 순전히 열린우리당 출입기자 자격으로.출입기자로 등록한 지가 벌써 1년 반이 되었다. 물론 예상대로 나는 취재를 목적으로 열린당을 출입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렇다고 다른 용무가 있어 방문한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열린우리당 중앙당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경우는 당사정문에서 50미터 가량 떨어진 대로변에, 타고 있던 자동차가 잠시 주차한 때였다.이제는 출입하고 싶어도 더는 출입할 수가 없게 된 열린우리당.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또 하나의 포말정당ㆍ친위정당을 추억하는 의미에서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취재기자들이 짧은 칼럼 형식으로 흔히 지면에 작성하는 이른바 기자수첩을 쓰는 바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출입기자들과 당직자들이 함께한 쫑파티라도 안면몰수하고 참석할 걸 그랬나? 하지만 열린우리당 출입기자로 행세한 지난 1년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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