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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세세한 질문에 장관들 `진땀'

"도덕적 해이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타결 다음날인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전 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워크숍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꼼꼼한 질문에 일부 장관들이 진땀을 뺀 상황이 연출됐던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장관들로부터 부처 현황을 보고받으면서 분야별 피해규모와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 등을 세세하게 캐물었고, 이에 일부 장관들이 포괄적으로 답변하거나 머뭇거리자 `보고 부실'을 지적했다.

워크숍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협상 결과 보고와 한미 FTA 체결추진지원위원회의 대국민 홍보계획 발표에 이어 7개 부처 장관들의 피해 및 대책 보고 후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분야별 보고에 나섰던 김성진(金成珍) 해양수산부 장관의 보고에서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이 명태잡이 등 어업 분야 피해에 대해 보고를 하자 국민의 정부 시절 해수부 장관을 지냈던 노 대통령은 "명태잡이 어선이 몇 척이냐" "종사자는 몇 명이냐" "피해가 얼마나 될 것으로 보느냐" 등 구체적인 질문들을 잇따라 던졌다.

이에 김 장관이 일부 질문에 두루뭉술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이자 노 대통령은 "명태시장 얼마고, 선원 얼마인데, 15년 동안 이 선원들이 얼마만큼 줄어들도록 할 것이고, 이건 이렇게 보상하겠다. 정부는 어느 정도 예산을 들이면 될 것 같다. 이렇게 간략하게 (설명하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답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아울러 통계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대국민 홍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앞으로는 잘 준비하라는 취지의 지적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일부부처 장관의 보고에 대해 대통령께서 평소처럼 수치 문제 등을 꼼꼼히 묻자 미처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일부 장관이 진땀을 뺀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현황과 대책, 홍보방안을 보고하는 자리였는데, 같은 피해대책이라 하더라도 신문으로 치면 카피를 잘 뽑은 대책과 그냥 나열한 대책은 다른 건데 이에 대통령이 수요자와 피해자 관점의 안목이 부족한 부분을 잠시 언급했다"며 "대통령이 화를 낸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장관들은 한미 FTA로 인한 관련산업의 피해를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채 과장하는 듯한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통령은 부풀리지 말고 팩트를 제시해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충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은 `협상은 협상대로 중요하지만 피해대책이 정교하게 구체적인 팩트에 기초해야 하는데 왜 그렇게 두루뭉술하느냐'는 취지로 말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대통령 보고를 할 때는 포괄적으로 준비를 하는데 이날 대통령께서 구체적인 부분까지 많이 물어보셨고, 이 때문에 일부 장관들의 보고 수준과 대통령의 요구수준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실제 손해가 있는가, 있다면 FTA와 인과관계가 있는가, 이런 점에 대해 각부처 장관들이 고심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국민 세금을 대충 갈라줘 버리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해야 하고, 경쟁력을 스스로 강화하도록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7개 부처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때 마다 세세한 수치까지 체크를 하는 등 사실상 토론 형식으로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종합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워크숍 예정시간이 지나갔고, 이에 노 대통령은 "토론과정에서 나는 할 말을 다 했으니 필요하면 토론을 더 하시라"고 당부한 뒤 자리를 떴다.

이후 남아있던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들이 20분 가량 토론을 한 뒤 워크숍은 끝났다.




(서울=연합뉴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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