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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모임 창당추진...범여 3당으로 갈리나

"통합 압박" vs "분열 고착화" 전망 엇갈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통합신당모임이 9일 사실상 독자적인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범여권 통합논의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통합논의의 `가교'역을 자임해온 신당모임의 창당 추진은 단순히 특정 교섭단체가 정당의 형태를 갖춘다는 형식상의 변화를 넘어 통합논의의 방향과 속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특히 신당의 성격과 범여권 정파들의 대응방향에 따라 범여권 통합논의를 촉진시키는 `압박카드'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분열상을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범여권 내부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왜 창당카드 나왔나 = 신당모임의 창당카드는 일단 현재의 교착국면을 어떤 식으로든 깨뜨려보겠다는 고육지책의 성격을 띤 것으로 비쳐진다.

통합의 주된 파트너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기 구심력을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신당모임이 제기한 `통합 교섭단체' 구상이 현실적으로 끼어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게 모임의 주장이다.

따라서 더이상 교섭단체의 틀에 머물며 상황이 변화하기만을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곧장 통합신당의 틀을 만들어 지지부진한 통합논의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략의 궤도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당모임의 한 의원은 "더이상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별로 없는 만큼 통합신당을 만드는 작업에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신당모임은 이번 창당이 각 정파와 정치권 외부 세력이 두루 참여하는 `대통합'의 형태가 되도록 하는데 최대한 신경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100인 발기인'을 구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창당카드는 신당의 틀거리를 만든다는 측면 외에도 현재 지지부진한 통합 교섭단체 논의를 촉발시키는 압박카드로서의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신당모임이 통합신당 창당작업에 돌입하면 늑장을 부리고 있던 민주당 내에서 통합 교섭단체 논의에 적극 응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내에서 제3의 탈당그룹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여기에는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 총장 등 `외부선장'이나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들이 동참하려면 정당의 형태를 갖추는 게 유리하다는 기술적 이유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창당 추진은 통합신당 논의를 둘러싼 일종의 주도권 경쟁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정당들로 구성된 다른 정파들과 `대등한 협상'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신당모임으로서는 창당카드를 통해 신당논의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당모임의 창당구상은 이미 3월 중순부터 깊숙이 검토돼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통합논의 압박이냐, 분열 고착화냐 = 신당모임의 창당추진은 일단 지지부진한 통합 논의를 단기적으로 나마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당모임이 통합논의 주도권을 선점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다른 정파들의 움직임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민주당 원내그룹을 중심으로 `통합 교섭단체' 논의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민주당 의원단은 금주중 박상천(朴相千) 대표를 만나 통합 교섭단체 구성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합 교섭단체 논의를 촉발하고 압박하는 요인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범여권 일각에서는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전의장 등 우리당 대선주자들에게도 일정한 탈당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창당카드의 파괴력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창당작업이 신당모임의 독자적 세력화로서의 의미에 그치면서 오히려 범여권 분열을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범여권이 통합논의에는 성과를 보지 못하면서 3당 체제로 각개약진하는 형국이 계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우리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통합 교섭단체 논의도 제대로 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당 대 당 협상을 통해 통합논의의 물꼬를 틀 수는 있지만 오히려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을 중심으로 범여권 다른 정파들이 신당모임을 향해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확고부동한 명령은 소통합이 아니라 대통합이고 이를 통한 대선승리"라며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를 그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영달(張永達) 원내대표는 "(탈당이) 대통합 신당을 위해 결코 효과보는 방법이 아니었다는 게 입증됐다"며 "그렇다면 스스럼 없이 당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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