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이 11일 마감되고 12일부터는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게 된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재.보선이 될 이번 선거는 범여권의 무기력증으로 다소 김이 빠지긴 했지만, 경기.충청.호남 민심의 단편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3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가운데 한나라당 이재선(李在善) 전 의원과 범여권의 `심정적' 단일후보가 된 국민중심당 심대평(沈大平) 전 충남지사가 맞붙는 대전 서구을,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가 출마한 전남 무안.신안의 선거 결과는 대선가도의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선 대전 서구을은 범여권 통합작업의 향배와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심 전 지사는 범여권의 지원을 마다하고 있다. 하지만 한 표가 아쉬운 본격 선거전이 개시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더욱이 민주당이 10일 대표단 회의에서 통합신당모임.국민중심당과 통합추진에 본격 나서기로 결정한데다 충청출신인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 총장이 12일 통합신당모임.민주당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정치참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범여권의 새판짜기 흐름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범여권의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심 전 지사에 대한 본격지원에 나설 경우 선거판세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간의 불꽃튀는 대선후보 경선전이 전개되고 있는 한나라당에도 대전 서구을은 복병이다.
대표 재임중 `재보선 무패' 기록을 보였던 박 전 대표가 현재의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 지원에 나설 태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지방선거 직전 피습을 당한 뒤 "대전은요"라는 말 한마디로 표심을 흔든 바 있는 박 전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첫날인 12일 대전을 방문해 이 전 의원 지지유세를 벌이기로 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박빙이지만 박 전 대표가 몇번 내려가면 선거판세는 확연히 바뀔 것"이라며 "대전 선거가 경선전의 첫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이 전 시장측은 "두바이 방문을 마친 뒤 내주 부터 본격 지원활동을 펼 것"이라며 "지지율 1위 후보의 지원 유세가 후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남 무안.신안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이 10일 무안을 방문했고, 박상천(朴相千)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이희호(李姬鎬) 여사도 12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내려갈 예정이다.
김홍업씨의 출마에 대해 당내는 물론, 지역구 내에서 조차 `선거구 대물림'이라는 비판이 가열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이재현 후보와 박빙의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과 동교동이 초조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홍업씨의 여론 지지율이 상승추세에 있다"면서 "당 조사에서는 이미 오차범위를 넘어서 앞선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낙승을 전망했다.
한나라당 고희선 농우바이오 회장과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공천자인 박봉현 전 화성시 부시장이 대결하는 경기 화성은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가는 상황이다. 다만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들의 파업농성까지 유발시켰던 `밀실공천' 파문이 부담이다.
(서울=연합뉴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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