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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우리 아들 홍업을 국회로 보내달라"

무안-신안 재보선 엇갈린 민심...DJ에 애증
우리.신당모임 `선거공조'...홍업 "난 연합후보"



"김대중( 金大中.DJ)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미워도 다시 한번'이여", "대통령 자제들이 내리 국회의원 하면 쓰겄어요. 김홍업씨가 당선된다면 스스로 우리를 모욕하는 것이겄죠".

4.25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DJ의 둘째아들 김홍업(金弘業) 민주당 후보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 후보가 `신안 선거연락사무소' 개소식을 가진 12일. 사무소 근처 목포연안여객터미널 공터 앞에는 500여명의 지지자와 청중들이 모였다.

배를 타고 흑산도로 가려다 선거사무소 개소식 이야기를 듣고 구경왔다는 김창식(60)씨. 지역민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DJ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며 "DJ 아들이 출마했다고 욕을 해도 투표장에 가면 결국 마음이 홍업씨한테로 가지 않겠소. 홍업씨가 결국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홍업씨가 DJ 아들인 데 중앙무대에 진출하면 3선의원 정도의 파워가 있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못한 것까지 지역발전에 힘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안군 임자도 출신의 성기웅(70)씨는 "나는 민주당 골수라 열일 제쳐놓고 여기까지 왔다. DJ 대통령을 만든 민주당 지지자들이 홍업이를 또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등 신안지역 인사들만 대거 정치권으로 진출한 데 대해 반발, `소지역주의'의 바람이 불고 있는 무안군의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무안읍 장터에서 만난 무안군 청계면 출신의 서병찬(53)씨는 "홍업씨 출마를 다 싫어한다. 홍업이 아버지 때문에라도 싫어한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아들 출마도 못하게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대중씨가 나올 때마다 찍어줬는데 지역발전은 된 게 없다. 신안사람들만 계속 국회의원했으면 무안에서도 나와야 자부심이 생기는 것"이라며 무안군수 출신인 무소속 이재현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순병(48)씨는 "홍업씨는 전직 대통령 자제이고 비리에 연루된 사람인데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또 민주당과 DJ를 보고 찍어서 그가 당선되면 스스로 우리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엇갈리는 민심을 반영하듯 이날 무안읍 장터에는 김 후보와 이 후보 지지자들이 1천여명씩 모여 치열한 유세 경쟁을 펼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무안.신안을 방문, 대규모 유세지원에 나섰다. 최근 목포MBC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 지지도가 무소속 이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나오자 냉담했던 바닥민심이 돌아섰다는 판단 하에 당력을 총동원한 것.

신안 연락사무소 개소식에는 박상천(朴相千) 대표, 이낙연, 최인기, 이상열, 신중식 의원을 비롯해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 박지원 비서실장, 김옥두, 이훈평, 윤철상 전 의원 등 `동교동 사람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이 김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면 DJ와 맞서 싸울 수 밖에 없었다"며 "이는 가업을 일으킨 어른에게 삿대질하고 덤벼드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텃밭인 무안.신안서 김 후보가 낙선하면 통합작업이 어려워진다. 고향에서 아들이 떨어졌는데 김 전 대통령도 어떻게 명예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희호 여사는 목 메인 목소리로 "저희 가족들은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 앞장서서 고생했고 홍업이도 많은 고생을 했다. 우리 아들 홍업이를 당선시켜 국회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 여사는 이어 "홍업이가 이겨야 민주당이 승리한다. 민주당이 민주주의의 토대를 만들었고 이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우리당 배기선, 윤호중, 서갑원 의원, 통합신당모임 이강래, 전병헌(田炳憲) 의원이 참석하는 등 나름의 선거공조 전략을 취하면서 범여권 통합을 향한 구애공세를 펼쳤다.

배 의원은 "솔직히 제가 우리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 헷갈린다. 김 후보가 DJ의 자제라면 저는 DJ의 제자"라며 "동지인 김 후보와 함께 하고 싶다. 현재 명패가 다르지만 반드시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캠프의 동의 하에 지원유세에 나선 우리당 박복래 무안.신안당원협의회장은 "민주당은 큰 집이고 우리당은 작은 집인 데 오늘부로 큰집으로 통합됐음을 보고 드린다"고 외쳤다.

김 후보는 이에 "이번 선거는 분열이냐, 통합이냐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저는 통합에 대한 동지들의 희망과 기대를 안고 실질적인 연합후보로 이 자리에 섰고 당선되면 반드시 민주평화세력 통합과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무안.신안=연합뉴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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