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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졸속 타결됐다며 단식 투쟁을 벌여온 민생정치모임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15일로 단식 21일째를 맞았다.

범여권에서 비슷한 시기에 단식을 시작했던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과 무소속 임종인 의원이 건강상 이유로 단식을 중단한 뒤 혼자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것. 민주노동당 문성현(文成賢) 대표의 23일 단식을 넘어설 분위기다.

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단식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결기를 보였다. 그는 "칭찬받으려고 단식을 시작한 게 아니다"며 "한미 FTA 조공 협상을 막지 못해 스스로 생각해도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단식은 너무 극단적인 선택 아니냐'는 비판적 의견에 "한미 FTA가 국민에게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생각하면 단식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회 본청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물과 죽염만 먹으며 지내는 그는 단식 보름을 넘어서면서 기력이 눈에 띄게 쇠해져 주로 누워 지낸다. 얼굴빛도 창백해진 그는 단식 이후 10㎏ 가량 몸무게가 줄었다고 주변 사람들이 전했다.

한 측근은 "매일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의사가 혈압이 너무 떨어져 이쯤에서 단식을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천 의원은 힘이 좀 더 남았으니 계속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대학 때 이틀간 유신반대 단식을 해봤을 뿐 장기 단식은 이번이 처음. 이 때문에 조만간 `육체적 한계'에 다다라 응급사태가 생길 것에 대비해 보좌진들이 번갈아가며 곁에서 천 의원을 지키고 있다.

"단식하면서 그동안 정치해온 것을 반성했고 회한도 많았다"는 그에게 `반성 이후 정치인 천정배의 진로'를 묻자 "지금은 정치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면서 "국회의원 한번 더 한다는 보장도 없고 어느 만큼 정치를 더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의원의 주변에서는 그가 향후 대선 정국에서 `진보개혁 진영'의 대표 주자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측근 인사는 "현 시기는 한미 FTA를 중심으로 정책적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연대를 넓혀나가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대연대'의 고리를 만들 시기"라며 "단식의 성과를 토대로 연대의 수준과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 중인 통합신당모임의 한 의원도 "천 의원 같은 `합리적 진보세력'이 향후 범여권 통합과정에 참여해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세력이 `중도 우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서혜석(徐惠錫)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천 의원의 단식이 오늘로 21일째에 달하고 있는데 극한의 상황에까지 온 것"이라며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하는 천 의원의 뜻은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됐으리라 보며, 이제 그만 몸을 추스르고 국회에서 그 뜻을 펼칠 것을 동료의원으로서 간절히 요청한다"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lilygarden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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