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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텍 한국인 강사 "대학 대응 너무 허술"

사건발생 직후 휴교령 대신 용의자 신고 요청



"총기사고 발생 직후 학교 측의 초기 대응이 너무 허술해 학생들의 희생을 더 키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관광학과 강사인 현성엽씨는 16일(현지시간) 사망 33명을 포함, 6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서 불과 80여m 떨어진 강의실로 출근했다가 겪은 공포의 시간을 떠올리며 학교측의 늑장 대처와 부실한 대응을 질타했다.

현씨는 학교에서 최초의 총기사건이 발생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20분께 집에서 받은 이메일에는 "학교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했다며 수상한 사람을 신고하라는 대수롭지 않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 강의를 하다가 경찰차와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를 듣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씨는 특히 "처음에 이메일을 발송하기까지 걸린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는데 학교측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해 희생을 키웠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씨는 "온갖 경찰차 소리와 앰뷸런스 소리가 하도 요란스러워 수업도중 이메일을 확인한 결과, 오전 10시가 지나서 발송한 이메일에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으니 건물에서 나오지 말라는 지시와 함께 모든 수업이 취소됐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현씨는 "두 번째 이메일을 확인한뒤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그 때는 모든 강의실이 봉쇄돼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몇 시간이나 더 불안에 떨어야 했다"면서 "건물 봉쇄가 풀린 것은 낮 12시30분이 지나서였다"고 말했다.

현씨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학생들도 처음에 온 이메일을 보고 별다른 의심없이 등교했다가 참변을 당한 것 같다"며 "저도 조금만 운이 나빴다면 무차별 총기난사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씨는 "학교에서 총기 난사사건 발생 직후, 휴교령을 내리고 캠퍼스와 학교 건물을 봉쇄했더라면 미국 대학사상 최악의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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