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력대선주자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지율 거품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면서, 한나라당의 대권경쟁 움직임이 한 층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YTN이 글로벌리서치와 전국 성인남녀 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34.1%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조사 때(47.8%)보다 무려 13.7%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당내 경선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22.1%로 직전 조사 때와 같았다.
그 뒤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3.6%),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2.6%), 한명숙 전 총리(1.6%), 강금실 전 법무장관(1.5%), 노회찬 의원 (1.2%),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0.3%),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0.2%) 등의 순이었다. 한편 ‘모름, 무응답’ 등 기권 층이 30.1%로 지난번 조사보다 무려 1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되면서 부동층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글로벌리서치측은 이번 조사 보고서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선호도 질문에서 벗어나, “만일 오늘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지” 등 조사 일을 투표일로 가정하고, 투표행위를 전제로 했다“며 ”미국의 대통령 선거조사에서 자주 이용되는 방법으로, 인기투표가 아닌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 행태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권(-29.5%)에서 더욱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여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밴드웨건효과(Bandwagon Effect, 여론조사 발표가 1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선거 이론)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음을 보증하는 결과로 해석된다고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작년 말 북핵사태, 올 초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등을 기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최근 후보검증 파문, 김유찬 씨 폭로, 범여권 통합 등 연이어 악재가 겹치면서 일정부분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앞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9일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42.3%로 지난달 27일 조사 당시의 47.8%에 비해 5.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1일 CBS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전주 대비 6.4%하락해 37.7%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2.7%가 오르며 25%의 지지율을 차지했다.
최근 포털사이트 야후-갤럽 여론조사 파문 등과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이명박-박근혜 양 캠프간의 대립이 팽팽해 지고 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만큼 쫒고 쫒기는 신경전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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