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이 진행하던 중도통합신당 창당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양측은 내달 6일 중도신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했으나 창당 일정 등 세부 사안에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신당모임이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치판 안팎 인사 24명(국회의원 10명+외부인사 14명)이 참여한 가운데 `중도개혁통합신당(가칭)' 창당 발기인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협상 결렬이 공식화됐다.

신당모임은 2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26일 강원.충북도당 창당을 시작으로 30일까지 10개 시.도당 창당작업을 완료하고 내달 6일 중앙당을 창당한다는 독자창당 일정을 재확인했다.

신당모임은 그동안 독자창당론을 주장해온 김한길 의원 계열과 민주당과의 통합에 무게를 둬온 이강래(李康來) 통합추진위원장 계열로 갈려 치열한 내부 논쟁을 벌인 끝에 대외 협상력 제고를 위해 일단 독자창당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모임이 중앙당 창당 일자를 내달 6일로 정한 것은 내달 15일 지급될 2.4분기 국고보조금 15억2천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급일 일주일 전에는 정당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모임이 독자창당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전 통합추진위 회의를 열어 통합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통합 범위와 대상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당모임과 민주당 모두 통합신당 창당 협상의 문호는 열어놓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양측의 의견차이가 큰 데다 합의 무산에 따른 후유증도 큰 만큼 당분간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독자정당을 만들지 않고 통합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기득권과 국고보조금을 챙기기 위한 신당을 급조하는 집단을 누가 신뢰하겠느냐. 차라리 열린우리당으로 원대복귀하라"고 말했고, 김재두(金在杜) 부대변인도 "신당모임의 독자신당은 결국 땅값 보상금을 많이 타먹기 위해 정치 낭인들이 급조한 가건물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은 "우리는 민주당을 포함한 중도개혁세력에 대해 문호를 활짝 열고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 발기인 규모를 당초보다 축소한 것도 문호개방을 위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의 비난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