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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40, 범여권 혼돈의 `각개약진'

주자.이념따라 7-8개 그룹 분화 관측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23일 시작되지만 범여권의 통합논의는 `시계제로'의 혼미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반(反) 한나라당이라는 큰 우산 아래 총결집하자는 원칙과 구호만 무성할 뿐 정작 범여권의 현실은 각 정파가 서로에게 등을 돌린 채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분열상만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통합의 물꼬를 트는 듯하던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의 신당협상이 20일 끝내 결렬됨에 따라 범여권 통합논의는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당분간 `대선의 바다'에서 표류가 불가피한 상황을 맞고 있다.

그만큼 현단계에서 통합을 추동해낼 범여권 내부의 동력이 크게 소진돼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 `빅2'에 견줄 파괴력을 갖춘 유력 대선주자를 단 한명도 확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통합의 밑그림과 방법론을 둘러싼 정파간의 `동상이몽'과 주도권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당장 범여권의 삼각축을 이루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신당모임이 내세우는 통합론은 '3당3색'으로 뚜렷이 나뉘어 교집합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우리당은 `대선후보 중심 신당론'을 꺼내들고 새판짜기를 시도하고 있고,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을 등에 업고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당모임은 `도로 민주당'과 `도로 열린우리당'을 지양한다는 원칙을 표방하면서 정치권 밖인 시민사회세력이 주도하는 신당론을 앞세워 독자창당 쪽으로 방향을 굳혀가고 있다.

이 같은 정파간의 엇갈린 셈법 속에서 범여권은 우리당과 민주당, 신당모임의 `3각체제'로 재편되면서 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각개약진'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부의 불안정한 역학구도와 외생적 변수로 인해 범여권은 한층 세분화돼 여러 갈래로 `세포분열'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대선주자와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각 세력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2차 빅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등 외부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각 세력이 `헤쳐모여'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후보 중심 신당론'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대선참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전총장은 이미 물밑에서 정치세력화에 나선 듯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범여권에선 정 전총장이 5월말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하고 6월초 독자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출범하는 외곽 지원조직인 `새로운 정책정당 추진을 위한 대전.충남본부'가 `정운찬 신당'의 모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전총장이 `결단'을 내릴 경우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30∼40명 규모의 조직적 탈당이 현실화되면서 범여권 전체가 `정운찬 발(發)' 새판짜기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범여권과 `안전거리'를 두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거취도 파괴력있는 변수다. 손 전지사는 30일 `선진평화포럼' 발족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규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포럼 형태로 출범하는 이 조직을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조직을 확대한 뒤 6월 중순께 정당의 전초 단계인 선진평화연대의 깃발을 들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적 세력화에 성공한 손 전지사가 우리당의 일부 이탈세력과 손을 잡을 경우 무시못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럼에는 김지하 시인, 차진순 영남대 교수 등 문화.예술계, 학계, 각 분야 지식인 100여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선주자군에서는 김근태(金槿泰)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주도하는 진보개혁 그룹의 세력화도 범여권의 분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열린우리당의 민주평화연대(민평연)와 천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이 반(反) 한미 FTA 연대를 고리로 `짝짓기'를 시도 중이다.

열린우리당 내부의 재분화 가능성도 주시할 대목이다. 당내 소수그룹인 친노진영은 `참여정부 평가포럼' 발족과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의 해산을 계기로 독자 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통합추진 과정에서 당내 주류세력과 갈라설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범여권은 대선주자와 이념성향 등에 따라 6∼7개 갈래로 `가지치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정국의 주요 분수령인 4.25 재.보선이 임박하면서 범여권이 `핵분열' 위기로 치달을 것이란 가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열린우리당 의원 30∼40여명이 집단탈당을 결행할 것이란 시나리오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현단계에서 바닥 지지도를 면치 못하는 범여권 주자들이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맡는데는 한계가 있는데다 열린우리당 내부의 추가 탈당도 정치적 실리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원탁회의 또는 후보간 연대 형식으로 통합논의를 적극 추동하려는 흐름도 가시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른바 `정(鄭.정동영)-정(鄭.정운찬)-손(孫.손학규)' 연대가 조기 가시화될 경우 이를 중심고리로 통합논의가 급속히 탄력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대장정'을 화두로 내건 정동영 전의장이 범여권 주자들을 한데 모으는 `연석회의'를 제안한데 이어 정대철 우리당 상임고문도 정운찬 전 총장과 손학규 전지사 등과 접촉하며 후보간 연대의 틀을 적극 모색 중이다.

그러나 각 주자의 정치적 입지가 제각각인 탓에 실제 통합의 그림을 완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결국 범여권은 각 정파가 각개약진하면서 12월 대선을 목전에 두고 선거연합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꾀하는 `무지개 연합'의 길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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