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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을 원하는가? 그럼 교육부터 바꿔라

[국정아젠더 6차 토론회] 국민통합 어떻게 이룰 것인가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국민 통합은 해묵은 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시 논의하는 이유는 국민 대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니 오히려 국민 대분열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의 제 1목적은 국민이 편안하게 잘 살게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권은 오히려 국민 갈라 놓기에 선봉을 서고 있다.

해방 이후 좌우 대립으로부터 선거 때마다 지역 분할 대립을 하게 하더니 이제는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잘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기득권 세력과 비기득권 세력 등으로 가르고 있다.

표를 얻기 위해서 세상을 2분법으로 갈라 표가 많은 쪽에게 아부를 하는 정치가들에게 할 말은 이제 가르지 말고 통합하라는 것이다. 조그만 나라가 외세에 의해 남북 분할을 당한 이후 60여 년이 넘도록 자체적으로 통일도 못한 채 남은 나라가 이제 4분5열 된다는 것은 비극 중의 비극이다.

나라가 민주화되면 모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민주화 타령을 하고 있을 때 경제는 뒷걸음질하고 있다. 가진 자가 지갑을 닫고, 안 가진 자가 있는 자 때문에 가난하니까 가진 자에게 무조건 내 놓으라고 해서는 시장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

우리 나라 경제 정책이야말로 햇볕 정책을 써야 할 판이다. 가진 자가 기꺼이 내놓을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세상에는 능력 차이로 같은 교육을 받아도 성적이 높은 자와 낮은 자가 있기 마련이다. 이를 강제로 평준화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경쟁을 통해서 잘 사는 자와 못 사는 자를 구분하고 못사는 자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다. 옛날에는 공부만 잘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제 박찬호나 박지성, 이효리가 웬만큼 공부한 사람보다 잘 사는 세상이 되지 않았는가.

국민 대통합의 제1은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를 존중해야 한다. 어느 정치가처럼 누구는 내 편이니까 좋고 누구는 적이라고 구분해서는 대통합이 될 수가 없다. 적의 장점도 알아주는 포용력이 정치가의 제 1덕목이다. 오히려 훌륭한 적의 장수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성공하는 삼국지나 칭기즈칸을 보지 않았는가.

국민 대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수단은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개선하는 것이다. 민족 사관 고등학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등학교라고 외국에서 인정하는데 이들 학생이 학원에서 특별 과외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학교는 너무 산골에 있어서 학원에 갈 수도 없다. 가난한 가정에서도 머리만 좋으면 좋은 학교로 갈 수 있고 다음 대에는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모두 공부 못하게 하고 학원 가서 배운 학생만 잘 되게 한다면 경쟁력은 그 가정의 재력에 달려 있게 된다.

우리 나라 국민의 교육열이 세계에서 최고인 이유는 교육을 통해서 신분 상승이 역사적으로 있어 왔기 때문이다. 70년 대에 미국에서 유행했던 교육 이론을 답습해서 집권 정치가의 야망에 따라 이루어진 교육 평준화는 이제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과거 절대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영원한 종으로 남게 하는 우민(愚民) 교육을 이제 영재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다른 재능을 초.중등학교에서 빨리 개발해 주어야 한다. 우리 나라 국력에 비해서 체육계가 이만큼 성장한 이유는 영재 발굴과 집중 투자에 있다. 이런 분야가 체육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기피 대상인 이공계 교육은 중.고등 학교에서의 교육 과정에서 비롯된다. 안 틀리기 식의 쉬운 대학 입시 만을 고집해서는 창의력 있는 인재가 나올 수 없다. 창의력 있는 이공계 인재들이 새로운 산업이나 공장을 운영할 때 우리 나라는 선진국이 될 것이다. 누구는 돈이 있어서 조기 유학을 보내고 돈이 없어서 교육 조차 못 받게 한다면 제2의 조승희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는 그들을 버렸다.

생활이 어려운 이유가 높은 과외 비용 때문이라는 설문 조사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국민 대통합의 큰 장애는 바로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구분을 떠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교육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제6차 토론 <국민통합 어떻게 이룰 것인가> 발제 목록



[주발제] 국민통합과 경제 살리기
*왕성한 기업가정신 없으면 국가발전도 없다
*국민적 합의-법치 등 공동체정신을 기본으로
[공동발제]
*국민통합 리더십 성패는 정책비전이 좌우
*중도...이 시대가 요구하는 통합의 리더십
*통합을 원하는가? 그럼 교육부터 바꿔라
*대결과 분열의 정치 '코리아 공동체의 적'
*정치란 무엇인가?
*왜 국민통합이냐 …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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