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된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정치관계법 제.개정을 둘러싼 혼선에 이어 경기도 안산 돈 공천 파문 및 경남 거창지역 후보매수 사건 등 재보선 기간에 터진 각종 잡음과 비리로 당이 휘청대고 있는 가운데 자성론이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오만한 한나라당'의 이미지가 되살아나면서 당 안팎의 비난여론이 쇄도하고 있고, 그로 인해 당장 이번 4.25 재보선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을 뿐 아니라 대선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대선 3연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24일 "부패하려면 집권하지 말아야 한다"며 당에 쓴소리를 쏟아낸 데 이어 25일에도 당의 대오각성과 전면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우리가 집권하려는 것은 더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실현하려는 것이지 부패하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경기도 안산에서 돈 공천파문이 일어났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오각성하고 전면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협회장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 "지금으로선 어느 쪽 말이 진실인지 가릴 수 없으나 이 일은 검찰이 수사를 하고 선관위가 조사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가려야 한다"면서 "필요시 당 윤리위를 열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소장파 의원모임인 수요모임의 남경필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위로부터는 대선후보와 최고위원, 아래로는 사무처 당직자까지 모두가 이미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착각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어떻게 보면 당에 마지막 경고음이 울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당이 이걸 충분히 알아듣고 잘 대처하면 살 것이고, 안 그러면 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명진 위원장은 당내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두 주자가 마치 당을 하나씩 갖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두 주자는 같은 장소에 가면서도 합동유세를 안 하고 따로 따로 유세를 했는데 후보 지원유세를 한 것인지, 자기네 경선유세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 모든 게 국민의 눈살만 찌푸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지방정권마저 교체돼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히 강재섭 대표 지역구 사무소 과태료 대납사건 및 의사협회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 "수사상황을 지켜본 뒤 잘못된 게 있으면 윤리위에 회부해 엄벌하겠다"면서 "강 대표의 경우도 혐의가 인정되면 윤리위에 회부해 다룰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강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인 위원장의 말이 100% 맞다. 내 생각도 똑 같다"면서 "대표 뿐 아니라 모든 당원이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고, 윤리위에선 제명할 일 있으면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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