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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25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기초의원 1명을 제외하고 당선자를 내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를 지켜보면서 정당으로서의 존립기반 상실을 절감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1곳, 광역의원 2곳, 기초의원 11곳 등 14곳에만 후보를 내는 데 그쳐 일찌감치 선거전의 방관자로 전락한데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일하게 후보를 낸 경기 화성에서 큰 격차로 패배해 재보선 패배 기록이 `41대 0'으로 늘어나자 당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향후 진로 등을 숙의했다.

그러나 우리당은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자당 공천을 신청했던 박범계 변호사를 주저앉히면서 까지 느슨하나마 반 한나라당 연대 구도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 위안을 삼았다.

우리당은 이번 재보선이 민주당, 국민중심당과의 선거연합을 통해 치러졌고, 이를 통해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의 심판과 통합의 승리를 이끌어냈다면서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의 구도를 부각시켜 애써 의미를 부여하는 등 통합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이 대단히 오만하게 처신해 일련의 선거부정, 후보매수 등 과거정치로 회귀한 모습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통합이 가능한 세력 대 한나라당 구도로 선거를 치른 결과 실질적 통합세력이 성공했다"며 "우리당은 그 여세를 몰아 어떤 주도권과 기득권도 원하지 않고 대통합의 밑거름이 돼 기필코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송영길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국민의 지지는 고정된 게 아니고 특정 대권 주자나 정당의 사유물도 아니라는 것을 절감했다"며 "아직도 우리당에 대한 채찍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대통합에 대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연합의 결실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실상 `2승1패'의 결과를 이끌어냈다"면서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참패이자 통합의 승리로, 대통합의 흐름에 긍정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내 전략기획통인 민병두 의원은 "선거결과가 한나라당의 자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유불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스탠스를 견지했다.

선거 참패의 여파로 소속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당에 대한 해체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됐으나, 당 지도부는 선거의 초점이 `한나라당의 불패 신화 붕괴'에 맞춰졌기 때문에 제2의 대규모 탈당사태 등 후폭풍은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을 내놨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미 심판을 받은 우리당에는 `참패'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데다 한나라당의 부진이 이번 선거의 핵심인 만큼 후유증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탈당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으며 더구나 당밖의 대권후보들이 공식데뷔도 안했는데 탈당이 당분간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해체 등 지도부의 가시적 통합 노력을 촉구해온 정봉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 후보'임을 내세워 유일하게 후보를 낸 화성에서조차 일방적으로 진 것은 통합 작업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마지막 경고로, 통합의 방식과 주체에 대한 논쟁은 이제 사치스러운 미사여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 지도부의 움직임이 기득권을 버리고 지체없이 통합에 나서라는 민의를 저버린 채 여전히 지지부진할 경우 당은 추가 탈당을 비롯, 급격히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참패를 운운하며 남의 집 불 구경할 때가 아니라 내 집에 나고 있는 불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직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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