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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분화 가속화하나

우리당 해체 통해 6∼7개 정파 분화후 통합 모색할 듯



4.25 재.보선의 후폭풍 속에서 범여권 통합논의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느슨한 연대'를 통해 한나라당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한 범여권이 향후 통합에 성공할 경우 대선 판도를 송두리째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일단 통합의 명분과 환경은 충분히 무르익은 듯하다. `한나라 대 반(反) 한나라' 구도의 실효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데다 대선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만큼 통합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쪽으로 범여권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범여권내에서는 통합논의를 겨냥한 긍정적 `발신음'이 나왔다. 이번 선거결과를 통합에 적극 나서라는 표심으로 해석하면서 조속히 논의의 테이블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영달(張永達)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이제 분열은 죽음이란 걸 암시하고 있다"며 "모든 정파가 어떻게 단결할 지 각자 대표를 내서 논의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제 정파와 대선주자를 묶는 `연석회의', `원탁회의' 구상이 이런 흐름 속에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른바 `정(鄭.정동영)-정(鄭.정운찬)-손(孫.손학규)' 연대론이 다시 거론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반 한나라당 아래 무조건 결집한다는 구상이 현실적 탄력을 받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파간의 정치적 셈법과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이 선전한 것이 오히려 통합 논의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견고한 지역 기반을 확인한 두 정파가 통합 논의 과정에서 발언권을 키우고 주도권과 지분 확보에 강한 의욕을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을에서 당선된 심대평(沈大平) 국민중심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스스로 홀로 서겠다. 범여권 통합이라는 논리는 정치적 책임은 외면한 채 새로운 정치적 이익을 탐하는 이합집산이라고 국민은 생각한다"고 강조했고,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중도개혁세력 통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범여권 새판짜기의 `동력'은 오히려 열린우리당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기초의원 단 한명만 당선시킴으로써 `정치적 파산선고'를 받은 우리당이 어떤 식으로든 해체 또는 분화 수순을 밟으면서 범여권 내부의 이합집산을 촉발시킬 것이란 얘기다. 이미 당내에서는 우리당 간판으로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며 당 해체론이 공론화될 조짐이다.

문제는 우리당이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질서있는 해체'로 가느냐, 아니면 집단탈당의 재연에 따른 `통제불능의 공중분해'로 가느냐다.

당 지도부는 `제 3지대 후보중심론'을 골자로 한 통합 로드맵을 제시하고 대선주자 중심의 새판짜기를 적극 추동하면서 당 내부를 수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문국현(文國現) 유한킴벌리 사장 등대선주자들이 5월중 '깃발'을 세우면 우리당 의원들이 가세해 신당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당 주도의 신당 추진에 대선주자들이 순순히 호응할 지 미지수다. 또 대선주자들이 우리당의 일정에 맞춰 '깃발'을 세워주더라도 낮은 지지도에 머물고 있는 대선주자들이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범여권 통합의 '물꼬'가 트이기보다는 우리당이 이념 성향과 주자에 따라 뿔뿔이 흩어지며 범여권의 `세포분열'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근태(金槿泰) 의원과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사실상 독자창당 형태로 진보개혁 그룹의 세력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우리당내 민주평화연대(민평연)와 천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은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5월 중순 창당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도 자신의 '원탁회의' 구상이 좌초할 경우 탈당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잠룡 그룹도 독자행보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정 전 총장은 5월말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한 뒤 6월초 독자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30일 `선진평화포럼' 발족식을 시작으로 독자 세력화에 나설 전망이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범여권은 6∼7개 갈래로 `가지치기'하면서 이합집산과 통합 모색을 거듭하는 양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구상하는 `서부벨트 복원론'이 범여권 통합에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는 평소 사석에서 "충청권과 호남이 연대해야 윈-윈할 수 있다"며 호남.충청연합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지난 22일 충남.서산시장 지원유세에서도 "서부벨트가 이뤄지면 이번 대선에서도 필승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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