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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5월말 빅뱅' 오나

백가쟁명식 활로찾기 논쟁 재점화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의 대선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이달 말께 빅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4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우리당 현 지도부가 대통합의 전권을 위임받은 기간은 4개월. 오는 6월13일이면 시한 종료다.

아직 한달여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현재까지 우리당 지도부는 통합작업에 있어서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 전 총장의 중도포기로 그동안 내세워왔던 `후보중심 제3지대 신당론' 마저 용도 폐기될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5월중에 국면 전환의 큰 줄기를 잡지 못하면 우리당의 분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근거해 `빅뱅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런 주장이 그동안 우리당을 지탱해왔던 두 축인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 쪽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정동영 전 의장은 2일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4개월 시한부 지도부가 통합신당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만큼 그걸 실행하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5월말께 분기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죽기살기로 우리당을 사수하겠다는 분들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자기 해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화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의장도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범여권의 위기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열린우리당을 즉각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각 정치세력이 블록을 형성한 뒤 상호 경쟁과 연대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반(反) 한나라당 전선을 형성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더이상 당 지도부에 통합작업을 맡겨두지 말고 우리당의 후보군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은 지난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와 통화한 데 이어 조만간 직접 만나 대선 전망과 진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생각이다.

김 전 의장의 한 측근은 "각자 국민에게 비전과 노선을 내놓고 경쟁할 블록을 구성한 뒤 블록간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인정받는 세력이 주도하는 연대를 형성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진보개혁세력의 정치세력화가 절실하다"며 "그동안 통합작업을 당 지도부와 종교계 원로들에게 맡겼지만, 이제는 후보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후보군 역할론을 폈다.

또 열린우리당 이목희(李穆熙) 의원 등 초선그룹과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조찬모임을 갖고 정책노선의 공통점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기로 하는 등 당 밖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도 지난 1일 저녁 회동을 갖고 대통합의 진로를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는 제3지대 창당을 통해 민주당 등과 통합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초선의원은 "이제는 우리당 지도부가 제3지대 창당을 통한 통합 등을 좀더 속도감 있게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면전환을 시도할 때"라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지도부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해체론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후보중심 통합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방적인 해체, 대안 없는 해체 주장은 비현실적인 것"이라며 "신당도 만들기 전에 당을 해체한다면 어떤 목적인지 모르나 아마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 아닌가 한다"며 해체론자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후보중심 대통합과 정치세력간 통합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범여권에서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백가쟁명식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정동영 전 의장을 지지해온 박명광(朴明光)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이제 분별없는 영입쇼는 정리할 때이며 가까운 데서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며 "오랫동안 뜻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준비해온 당내 후보들과 범여권 후보들을 잘 갈무리하고 뜻을 모으는 것이 최선"이라고 내부 인물에 눈을 돌릴 것을 주장했다.

조정식(趙正湜) 당 홍보기획위원장은 "손학규 전 지사가 6월초에 선진평화연대를 띄우고 정치세력화할 계획인 만큼 그 단계가 되면 범여권과의 결합이 가능할 것"이라며 손 전 지사와의 연대에 관심을 보였다.

또 통합신당모임의 독자신당 창당에 불참키로 한 전병헌(田炳憲) 의원은 열린우리당내의 대선주자들이 제3지대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전 의원은 "대선에 나가겠다는 후보들이 한 줌도 안되는 열린우리당의 기득권에 연연할 게 아니라 제3지대로 나와서 자신들의 능력을 새롭고도 자유롭게 창출해나가야 한다"며 "후보들이 제3지대로 나올 때 대통합의 동력이 생성될 수 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용기를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생모임 정성호(鄭成湖) 의원은 "후보중심 연석회의 등 높은 차원의 얘기는 당장 실행하기 힘들 수도 있고, 외부 시민사회세력도 실체가 약하다"며 "우선 (범여권) 각 그룹이 당적을 유지한 상태에서라도 정책 노선 상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같이 일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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