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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앞에서 실종장병 어머니 오열

군장병 유가족 초청 오찬...노대통령 "안타깝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낮 군 작전 및 해외파병 임무수행 중 순직한 장병의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찬에는 고(故) 윤영하 소령 등 서해교전 전사자 유족 10명과 고 민병조 중령 등 동티모르 파병 순직자 유족 10명, 지난 3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순직한 다산부대 고 윤장호 하사 부모 등 모두 22명의 유족들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여러분에게 인사하면서 보니까 그동안 가끔 잊기도 했던 남편, 아들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다. 표정들이 그렇게 느껴진다"며 "아쉽고 슬픈 일이지만 위로를 좀 해드리려고 모셨는데 위로가 안되고 오히려 마음을 아프게 해드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의 성격을 의식한 듯 "여러분에게 위로도 좀 드리고 말씀을 좀 들으려고 모셨는데 너무 엄숙해서 말을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참석자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동티모르 파병중 실종된 김정중 병장의 형 김하중씨는 "대통령 내외분께 몇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며 "몇년전 동티모르에서 순직한 동생의 시신을 아직도 못찾고 있는데 시신을 찾고 있는 건지, 조치가 있는 건지 동생이 죽고 나서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부모님은 명절만 되면 눈물로 지새우시는데 국방부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며 "미국은 돈을 들여 6.25 전사자 시신까지 찾는데 동생 시신을 찾지는 못할망정 이렇다 저렇다 말씀을 해주셔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는 "동티모르에 파병됐던 상록수 부대가 없어지면서 내년부터 추모행사도 없다고 한다. 1년에 한번 그런 모임도 못 갖는 게 서운하다"며 "그냥 듣고만 흘려버리는 내용이 아니고 꼭 답변을 해달라. 동생만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호소했다.

김씨의 말을 이어가는 동안 바로 옆에 앉아있던 모친 장홍여씨가 울음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으며, 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속에서도 김씨의 말을 꼼꼼히 메모했다. 배석했던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다.

이어 윤영하 소령의 부친인 윤두호씨는 관계당국과 장병을 비롯한 국민의 관심에 감사를 표시했고, 폭탄테러로 숨진 윤장호 하사의 부친 윤희철씨는 "유가족들이 하나의 밀알로서 대한민국과 세계 평화에 헛되지 않도록 노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유가족들이 겪는 생활상의 고충에 대해 두루 들은 뒤 "국가보훈제도가 부족함이 없는지 살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가족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정섭(金廷燮)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행사는 군 통수권자로서 군 임무 수행중에 전사한 장병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노 대통령이 순직장병의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2003년 4월 동티모르 파병 중 순직한 군인 유가족 초청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서울=연합뉴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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