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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MB `큰그릇론'으로 날 설득"

"대선승리 위해 철저히 썩고 희생할것"



한나라당 내분의 와중에 당의 명운을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재오 최고위원이 3일 사퇴결심을 굳히고 꺾기까지의 과정을 처음으로 소상히 털어놨다.

은평구 구산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이 최고위원은 아직까지 사퇴소신을 접은 데 대한 마음정리가 덜 된 탓인지 표정이 다소 무거워 보였다.

지난달 29일부터 닷새째 잠행해 온 그는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집권하는 게 어렵다"면서 "내가 사퇴를 하자고 했던 것도 재보선 참패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그것을 통해 진정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당과 후보, 원로들의 잇단 만류로 불가피하게 사퇴소신을 접게됐다"면서 "당의 대선승리를 위해서라면 내가 하나의 밀알이 돼 철저히 썩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도부의 일원으로 당에 끊임없는 쇄신을 주문하겠다"면서 당내 변화의 선봉에 설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이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처음 왜 사퇴하려 했나.

▲재보선 참패 직후 현 지도부로는 대선승리가 매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내가 살아 온 인생관이나 정치관으로 보더라도 선거에서 졌으면 지도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사태봉합 기자회견 전날 밤까지도 사퇴 할 생각이었다. A4용지 10여장 분량의 회견문까지 준비했었다.

--사퇴 소신을 접은 이유는.

▲당 안팎에서 사퇴를 만류하는 여론이 워낙 많아 내 소신과 당 및 캠프 입장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 애초부터 나를 말린 이 전 시장은 물론이거니와 당 원로들과 고문, 캠프 내 인사들, 일반 당원들까지 `지금은 사퇴할 때가 아니다'는 충고를 해 왔다. 막판에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이 전 시장을 통해 사퇴만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무슨 말로 설득했나.

▲이 전 시장도 애초 쇄신안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결국 당 화합의 길을 택한 거다. 이 전 시장은 `우리가 당을 분열시키는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느냐'는 취지로 나를 설득했다. 특히 큰 그릇이 깨끗한 물 더러운 물 가리지 않고 모두 담아야 하다는 이른바 `큰 그릇론'과 당과 캠프를 위해 개인의 소신을 접고 희생하라는 `희생론'을 들고 나왔다. 고심 끝에 내가 철저히 썩어야 대선승리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자고 결심했다.

--1일 이 전 시장과 있었던 일 좀 얘기해 달라.

▲그냥 롯데호텔 객실에서 하루종일 단 둘이 같이 있으면서 여러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난상토론을 벌였다. 내가 사퇴하느냐 마느냐 문제에서부터 정국을 어떻게 보고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두루 의견을 나눴다.

--일각에서 이 전 시장과의 엇박자 문제도 제기하는데.

▲이 전 시장과는 전혀 그런 사이 아니다. 정국을 보는 인식도 같고 공통점이 많다. 다만 내 거취문제와 관련해 좀 이견이 있었을 뿐이다. 사소하게는 같은 경주이씨 표암공파 후손이다. 학생운동을 한 경험이나 15대 국회때 처음 의정활동을 시작한 점, 전현직 6.3동지회장이라는 점 등 유사점도 많다. 엇박자 하는 얘기는 뭘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강창희.전여옥 두 최고위원 문제는 어떻게 해야 되나.

▲일단 현행 지도부가 그대로 가기로 했으니 그 분들이 돌아오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면 결원을 보충하지 않고 그대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그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수도 생각한다.

--오늘 최고위원회 불참했는데 당무복귀는 언제 하나.

▲당무에는 곧 복귀할 거다. 최근 돌아가는 당 및 정국 상황과 관계없이 오래전에 경주이씨 문중행사에 참석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못했다. 비서진을 통해 지도부에도 `참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당에 불만이 있거나 당무를 보이콧 하려는 게 전혀 아니다.

--앞으로 당 쇄신을 위해 어떤 주문을 할 거냐

▲할 말이 많다. 우선 경선 룰을 공정하게 매듭지으라고 말하고 싶다. 여론조사 반영비율은 민심과 당심 5대5 규정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후보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민심을 최대한 많이 반영해야 한다.

네거티브 대책도 철저히 마련해야 하고 경선관리위 구성이나 당직 인선 때도 최대한 중립과 균형을 지켜야 한다. 각종 비리나 부패로 공석이 돼 있는 사고지구당도 하루 빨리 정비해야 한다. 당협위원장이 부패를 저지를 경우 그 지구당은 해체하는 수준의 쇄신을 각오해야 한다.

다만 강 대표가 마련한 쇄신안 중 원외 당협위원장에까지 재산공개를 하도록 하고 당 소속 단체장이 부패로 물러나 재보선을 치르게 된 지역의 경우 후보를 아예 안내겠다고 하는 방안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울=연합뉴스) s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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