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설문조사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쇠고기와 농산물이 수입되면 구입하겠다는 소비자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비자 10명 중 6명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선택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입 제품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소비 생활에 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순영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연구팀장은 3일 '한미 FTA와 소비자 정책 과제'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러한 설문 조사 내용을 담은 '한미 FTA에 대한 소비자 의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는 전문 조사기관인 이노인포에서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4월19일부터 20일까지 전화로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상품의 구매 의향을 살펴본 결과 수입산 쇠고기와 관련해 '적극 구입' 1.4%, '구입' 54.4% 등 긍정적 의사를 보인 소비자는 전체의 55.8%였고, '구입하지 않음' 36.4%, '절대 구입 안함' 7.8% 등 부정적으로 응답한 이가 전체의 44.2%였다.
수입 농산물 구입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이는 전체의 55.2%였고, 수입자동차를 구입하겠다는 응답은 42.9%로 조사됐다.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매우 만족' 5.9%, '다소 만족' 54.4% 등 전체의 60.3%가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소 불만족' 32.7%, '매우 불만족' 7.0% 등으로 집계됐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소비 생활에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전체의 56.6%였고, 나머지 43.4%는 별로 또는 거의 이익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FTA가 소비 생활에 미칠 이익으로는 '선택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많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가 전체의 46.1%로 가장 많았고, '미국산 수입 제품의 가격이 내려갈 것' 27.9%, '소비자 관련 제도가 선진화될 것' 25.8% 등의 순이었다.
실제 소비생활에서 가장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축산물 24.7% ▲농산물 24.2% ▲자동차 24.0% ▲일반공산품 13.6% ▲서비스 6.2% ▲의약품 3.2% ▲의료 2.3% 등으로 조사됐다.
FTA 이후 미국산 수입 제품의 가격 인하 정도와 관련해 소비자들은 '관세 인하분 만큼 하락할 것' 54.8%, '관세 인하분 보다 적게 하락할 것' 27.5%, '관세 인하분 보다 많이 하락할 것' 17.7% 등으로 응답했다.
한미 FTA 체결로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국내 일부 산업의 붕괴로 장기적 측면에서 소비 생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꼽은 이가 전체의 38.2%였고, '수입 농축산물의 안전 문제' 35.0%,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부담' 18.1%, '국제 소비자 피해 해결의 어려움' 8.7% 등으로 답변했다.
송 팀장은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지만 실제 소비생활에 미칠 이익과 가격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 관련 산업의 붕괴와 광우병, 유전자 조작 등 소비자 안전 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후속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송 팀장은 이어 "한미 FTA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소비자의 선택 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면서 "FTA 효과가 소득계층 간 차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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