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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강재섭 체제 이달내 위기 올 것"

"박근혜 좋은사람인데 주변이 문제"..."경선 치어리더 생각 없어"



4.25 재보선 참패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말은 대단히 `직설'적이다. 그의 공격 대상이 됐던 사람들은 `독설'이라고 한다. 우회하지 않고 거침없이 얘기하고 상대를 그만큼 아프게 한다는 얘기다.

전 의원과 3일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두시간여에 걸쳐 `솔직 대화'를 나눴다.

그는 현 강재섭 대표 체제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그대로 눌러앉은 것이나, 과태료 대납 사건에 연루된 강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은 당에 큰 누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5월에 강재섭 대표 체제가 `2차 위기'에 부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악화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박 전 대표와 자신의 관계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을 여러 차례 힘주어 했다. 다만 자신을 `이명박 X맨'이라고 음해하고 박 전 대표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고 있는 캠프가 문제라는게 그의 입장이었다. 그는 경선때까지 어느 캠프에도 가지 않을 것이며 그 이후엔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적극 돕겠다고 했다.

최고위원 사퇴 직후 퍼지고 있는 `자기 정치', 즉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려 한다는 소문은 일축했다. "조금이라도 대통령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고 불쏘시개나 치어리더로 나가는 것은 사람들을 속이는 것 아니겠느냐"는게 이유였다.

다음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과태료 대납사건으로 강 대표 대구 사무실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는데

▲내가 듣기로는 이번 사건이 간단치 않은 것 같다. 회계책임자가 관여된 일인데, 손발이 하는 일을 머리가 몰랐다는 것이...

강 대표 체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5월안에 위기가 올 가능성이 크다. (강 대표 사건은 물론이고, 의사협회 로비 구설에 휘말려 있는 정형근 최고위원 사건 등이 현 지도부에 타격을 줄 것 같다는 얘기가 이어졌다)

비공개 회의때 강 대표에게 혹시 검찰에 출두하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당 대표직을 갖고 가는 것은 모양새가 안좋다는 얘기까지 했다. 다음주가 최대 모멘텀이 될 것이다.

--사퇴한 최고위원들 설득해 복귀시켜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있던데

▲내가 강대표인가. 절대 복귀안한다. 사퇴 이후 강 대표가 내게 전화 한 통화 한 적 없다.

--박근혜 전 대표쪽에 각을 세우고 있는 듯한 말을 요즘 많이 하고 있지 않나. 두 사람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박 전 대표와는 요즘도 자주 전화통화를 한다. 재보선 직후 최고위원 사퇴할 때도 했고, 이틀 전인가도 했다. 박 전 대표가 강 대표를 도와달라고 하더라. 그러나 강 대표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했다. 이번에 이재오 최고위원이 먼저 사퇴를 하고 흔들었어야 하는데 `친박'으로 분류되는 강창희.전여옥 두 사람이 먼저 사퇴했는지, 박 전 대표가 그 충정을 잘 알았으면 했는데..

박 전 대표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주변이 문제다. 주변에 박 전 대표를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들이 없다. `군대동원해서라도 수도이전 막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과 어떻게 공동유세를 하느냐'는 박 전 대표의 말이 한 일간지에 보도된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주변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말을 왜곡해 박 전 대표에게 입력한 것이다. 검증 문제도 할 거면 제3자가 해야지 대표 입에서 검증이라는 말이 나오게 하나. 나보고 배신했다, `이명박 X맨'이다 라고 공작하고 다니는 것 처럼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 아니겠나. (그는 박 전 대표 캠프의 핵심인사 몇명을 실명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캠프에서는 이명박을 악마처럼 얘기하지만 왜 그 사람이 악마냐. 나보고 노 대통령에게 했던 것 처럼 이 전 시장을 비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 주자 아닌가.

양정철(청와대 비서관)이 잘못하면 모두 노무현 대통령에게 비난이 돌아간다. 밑에 있는 사람 잘못하면 박 전 대표가 욕먹는다. 내가 박 전 대표를 비판한 것은 공동유세 안했다는 것 뿐이다.

--박 전 대표와 관계는 그렇다 치더라도 캠프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그쪽을 돕기는 힘들 것이고, 이명박 전 시장 캠프로 갈 가능성은 있나.

▲내가 거길 왜 가겠나. 이 전시장이 2등을 한다면 또 모르겠다. 경선이 재미있어야 하니까. 경선까지는 어느 캠프로 가는 일은 없을 거다. 중립을 지키고 누가 후보로 선출되든 운동을 열심히 할 것이다. 마음속으로 누가 됐으면 하는 생각은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지지율 20%는 로열티가 굉장히 강하다. 이 사람들을 화나게 해서도 안되고 적으로 돌려서도 안된다.

--이번 최고위원 사퇴가 `자기정치'를 위해서고, 박.이 양쪽에 거리를 두면서 결국 대선후보 경선에 나가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알고 있나

▲(웃으면서) 실제 몇몇 의원들이 내 방에 찾아왔었다. 나보고 경선에 나갈 생각이 없느냐는 것이다. 그건 나보고 불쏘시개 하라는 얘기다. 작두위에서 춤을 추라는 것이다. 물론 내가 나서면 경선이 흥행은 되고 눈길을 끌 것이다.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런 일도 감내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해 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나에게 또 경선 나와서 춤추라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 조금이라도 대통령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데 나가는 것은 유권자를 속이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경선이 두 사람만으로 가는 것은 쓸쓸한 것 같다. 홍준표 의원 같은 분도 나오고 해서 관심을 끌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은 어떻게 전개될 것 같나.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 진상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속물이 아니다. 그가 속물이면 부패하길 기다렸겠지. 노 대통령의 머릿 속에는 손 전 지사가 있다. 손 전 지사를 은근히 흔드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자기가 노골적으로 지지하면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정신 못차리고...

눈여겨 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번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다닌 적이 없다. 12월 19일 우리가 대선에서 지면 나는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고, 이기면 그때 배지를 꺼내서 달 생각이다.



(서울=연합뉴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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