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분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상임전국위원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강재섭 대표가 15일 상임전국위까지 자신의 경선룰 중재안이 수용되지 않거나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간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대표직.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배수진을 치면서 사실상 한쪽의 `대승적인 양보'를 촉구한 지 이틀이 지난 13일에도 두 주자측은 `양보 불가'의 톤을 높이면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전의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있는 형국이다.

상임전국위까지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양측이 현재의 입장에서 `유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상임전국위에서 양측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재안이 상정되든, 불발되든, 또 상정이 되더라도 통과되든, 저지되든 두 주자 모두 타격을 입으면서 한나라당은 사실상 `두나라당'으로 쪼개져서 한동안 수습 불능의 상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마라톤대회에 참석, `캠프내 양보하자는 기류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있나"며 일각의 `양보론'을 일축하고, "저쪽(박근혜 전 대표측)에서 들어오지 않겠나"라고 박 전 대표측의 중재안 수용을 재차 우회 촉구했다.

이 전 시장측의 이재오 최고위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면서 "지금 시점에서의 유일한 해법은 박근혜 전 대표측이 중재안을 수용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대표에 대해서도 "더 이상 대선주자 간의 협상을 시도하려 하지 말고 자신이 낸 최종 중재안을 강력하게 밀고 나갈 것"을 당부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이날 어떤 공개적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당 내외에 묵언의 항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캠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강 대표의 중재안은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며 상정을 절대 저지할 생각"이라며 "회의가 열리면 중재안의 부당성을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설명할 것"이라며 사실상 `필리버스터'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박 전 대표측의 양보나 이 전 시장측과의 막판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잘못된 일이 원래대로 바로 잡히기를 바랄 뿐"이라며 `8월 20만' 경준위안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대표측의 한 중진 의원은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상정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형오 원내대표는 "두 주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중립지대에 있는 중진 의원들이 14일 모여서 타협점을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했고, 당내 일부 인사들은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등 원로들에게 현 내분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당내 일각에서는 강 대표의 `8월 23만, 국민참여비율 여론조사 반영시 67% 하한선 보장' 중재안과 `8월 20만' 경준위안의 동시표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학원 전국위원장은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궁극적으로는 합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거법도 합의가 안되면 처리가 어려운데 어떻게 당내 경선룰을 합의 없이 처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는 물밑접촉을 통해 양 캠프간 중재를 시도하면서 김 위원장과도 접촉을 갖고 상임전국위 상정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강 대표의 거취와 관련, "이 전 시장측은 여기서 지면 명분에서 밀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박 전 대표측은 이미 경선 불참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결국 15일 이전까지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강 대표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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