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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공식대화 재개로 숨통을 트는 듯하던 대통합 논의가 다시 교착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가 꺼내든 `특정그룹 배제론'을 놓고 양측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협상이 공식 스타트를 하기도 전에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것.

양측은 공식적으론 대화의 여지가 남았다고 말하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대통합에 대한 근본적 시각차가 큰데다 감정의 골마저 깊어져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제정파를 단번에 하나의 틀로 묶는 대통합 방식보다는 일단 가능한 부분부터 `소(小)통합'을 한 뒤 대통합으로 나아가자는 단계적 통합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현시점에서 소통합의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린다. 민주당의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협의회(중추협)와 통합신당-민주당의 `당 대 당' 합당이 그것.

일단 대통합 논의가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지난달 중단됐던 신당-민주당간의 협상이 다시 재론되는 분위기가 나온다. 실제로 양측은 지난주부터 비공식 실무협상 채널을 통해 물밑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민주당의 중추협 구상이 급부상하면서 양당의 합당논의는 일단 한켠으로 비켜설 공산이 커보인다.

중추협 구상은 민주당, 우리당내 탈당그룹,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생정치모임, 백의종군파 `6인그룹', 민주당 입당타진파 등이 `원탁회의'에 참여, 대통합에 대한 일괄.포괄적 합의를 이루고 내달초 50명 규모의 중도개혁신당을 창당한다는 것.

물론 통합신당은 양당이 `신설합당' 형식으로 우선 통합한 뒤 추후 우리당 이탈세력과 합치는 게 현실적인 경로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은 통합신당과의 직접 협상보다는 중추협을 통한 논의를 선호하고 있다.

민주당은 14일부터 통합대상 정파들을 상대로 다자간 물밑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주 중 우리당 내의 탈당 움직임이 구체화될 가능성을 점치면서 소통합의 윤곽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과 정봉주(鄭鳳株) 문학진(文學振) 의원 등이 조기 탈당을 결행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처럼 소통합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현실적인 난관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박 대표가 제기한 `특정그룹 배제론'이 뜨거운 감자다. 특정인사들과 이념성향 그룹을 배척할 경우 통합의 스펙트럼이 좁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반(反) 한나라' 통합의 근본취지와 배치될 개연성이 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통합대상으로 거론되는 정파들 사이에서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신당의 강봉균(康奉均) 통합추진위원장은 이날 통추회의에서 "앞으로 단계적으로 대통합 추진할 때 배제대상을 너무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것보다는 이념성향을 분명하게 노출한 소수인사를 제외하고 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백의종군파에 속하는 한 의원도 "누구를 배제한다는 것은 안된다는 것을 소통합 협상의 분명한 전제조건으로 내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내 원내그룹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박 대표가 지나치게 컬러가 분명한 정당을 지향하면서 통합의 조건과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통합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당내의 탈당움직임이 어느 정도 현실화될 지도 변수다. 이미 반노진영을 중심으로 탈당의 여건이 일정 정도 성숙돼있지만 당 밖의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고 최종적인 대통합의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해 실제 집단탈당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전의장 계열을 중심으로 내주부터 순차적 탈당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범여권은 민주당-통합신당 주축의 소통합 그룹과 친노그룹이 포진한 열린우리당이 지루한 각개약진 양상을 보이면서 대선 막판에 이르러 후보단일화를 추진, 선거연대를 꾀하는 구도로 갈 것 같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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