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15일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한나라당을 만들고 당원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는 모든 것을 버릴 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 충청포럼' 초청 특강에서 전날 자신의 '경선룰 양보'에 언급, "저는 어제 한나라당의 승리와 염원을 따라 국민 앞에 결심을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자신의 노조 비판 발언에 대한 논란과 관련, "교수 노조에 대해 반대했더니 일각에서 이를 문제삼는데 노조 탄압과는 다른 것"이라고 해명한 뒤 "그런데 이 나라의 지도자는 자기가 만든 정당과 싸우느라 정신이 없어 이런 일에는 관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은 그러면서 "국민이 볼 때는 한나라당도 똑같을 것 같다. 저쪽은 정권이라도 잡고 싸우는데 우리는 정권도 못 잡고 싸운다. 더 한심하게 보지 않겠나"라며 최근 경선룰을 둘러싼 당 내홍을 비판했다.

그는 "잘 되는 집안은 형제가 싸우다가도 강도가 들어오면 싸움을 멈추는데, 망하는 집은 계속 싸운다. 다행히 강도가 들어올 때 싸움을 중지했다"며 자신의 '양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밖에 "저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전국에서 계층별, 세대별로 최고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여론지지율 1위 대선주자임을 과시한 뒤 "국민들이 '저 사람이 되면 뭔가 만들어 내놓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친박(親朴.친 박근혜) 성향의 인사를 비롯해 주요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이 전 시장의 전날 '경선룰 양보'에 대한 치사를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강두 중앙위의장은 "이 전 시장이 결단을 내려 한나라당 당원은 물론 온 국민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고, 강창희 전 최고위원도 "큰 쾌거를 이룩하기 위한 단초를 열어준 이 전 시장에게 박수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유한열 당 상임고문은 "이 전 시장과 같은 지도자가 있는 게 한나라당으로서는 참 다행"이라고 강조한 뒤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 "원칙을 떠드는 사람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 못봤다. 당 대표가 결정하면 대선후보든 누구든 무조건 따라야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대전 대신고에서 일일 명예교사 자격으로 3학년 1반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 했다.

그는 "나는 원래 초등학교 선생님이 소원이었다"고 소개한 뒤 "초.중.고교에 다니는 기간에는 너무 공부에 찌들지 않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교육비 적게 들고 모든 국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줄 수 있는 역할을 국가가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정치하는 사람들은 약속하고 (실천) 안해도 그만이지만 CEO(최고경영자)는 목표를 세워서 달성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 나는 대통령이 되면 내가 약속한 것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업을 마치며 칠판에 "Be ambitious(야망을 가져라)"라는 격언과 같은 발음의 "Be MB(이명박의 영문 이니셜)tious"라는 문구를 써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16일부터는 1박 2일 일정으로 강원지역을 찾아 당원간담회와 통일전망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대권행보에 가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전=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