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유시민(柳時敏) 보건복지장관의 당 복귀 및 대선출마, 친노그룹 독자세력화 등 대선정국의 이슈를 놓고 미묘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유 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문제를 놓고 노 대통령의 대표적 두 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 의원과 안희정(安熙正)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의 뚜렷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두 사람의 차이는 이광재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친노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과 안 위원장이 이끄는 참평포럼 및 친(親) 유시민 성향의 구 참정연 멤버들의 생각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전자는 유시민 대선후보론에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지만, 후자는 우호적인 것.

이광재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은 유 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다"면서 "유 장관은 항상 대통령 뜻을 따르고 존중하겠다고 했으니까 따르지 않겠느냐"며 유 장관의 내각 잔류 및 대선 불출마 필요성을 거론했다.

의정연 소속인 백원우(白元宇) 의원도 "유 장관은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좀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검증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안희정 위원장은 17일자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공개편지를 통해 대선주자 문제에 대해 제3자를 통해 대신 전달하지 않겠다고 말씀했다"고 말하고 이 의원이 유 장관의 대선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당의 결정에 따라 질서있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권태홍 구 참정연 사무처장은 "아무래도 참정연 출신은 유 장관의 당 복귀와 대선출마에 긍정적"이라고 말했고, 참평포럼 집행위원장인 김만수(金晩洙)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광재 의원의 얘기는 유 장관 대선출마 얘기가 현 시점에서 나오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는 전술적 판단에서 나온 것 아니겠느냐"며 유 장관 출마 가능성에 문을 열어뒀다.

`유시민 대선후보론'을 놓고 친노그룹 내부의 미묘한 시각차가 엿보이자 청와대는 "근본적으로 노 대통령의 사고체계에는 `대통령이 누구를 의중에 두고 뜻대로 만들어 간다'는 식의 사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노심(盧心) 논란'을 차단했다.

한편 친노그룹 독자세력화를 둘러싼 논란은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가 친노의원들과 중진의원, 유 장관 등을 잇따라 만나 자제를 당부하고 "소수의 친노그룹이 당을 사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 사수론을 진압하면서 일단 잦아드는 형국이다.

그러나 우리당 지도부가 추진중인 대통합 작업이 끝내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친노그룹의 확대재편을 통해 우리당의 면모를 일신한 뒤 대선과 내년 총선 정국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내 친(親) 유시민 그룹과 참평포럼 멤버들 사이에서 여전히 살아있다.



(서울=연합뉴스)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