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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주자 광주 총집결

`대통합' 놓고 비난전...분열상 심화



5.18 27주년 기념일을 맞아 범여권의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정치적 향도' 격인 광주로 일제히 집결했다.

이번 5.18은 범여권에 연례 기념행사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무너진 전통적 지지기반을 바로 세우고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논의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하는 모멘텀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개약진 양상을 보이는 각 정파와 대선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라는 점에서 범여권 내에서 통합논의의 이상적 모델로 거론돼온 `연석회의' 또는 `원탁회의' 구상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과는 달리 이번 5.18은 통합은 커녕 오히려 분열상이 고착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커보인다.

각 정파는 한 목소리로 5.18 정신의 계승과 대통합의 당위성을 호소하면서도 막상 통합논의의 방향과 방법론을 놓고는 각자가 통합의 중심역임을 강조하며 서로를 향해 비난전에 골몰하는 모습만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대통합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광주로 총출동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서로가 5.18 정신과 호남민심의 대변자임을 강조하면서 통합논의의 쟁점으로 떠오른 `배제론'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이어갔다.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과 최고위원단은 이날 오후 광주를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합신당 추진전략 등을 밝힌 뒤 광주.전남지역 핵심당원 50여명과 함께 만찬간담회를 갖는다.

우리당 오영식(吳泳食) 전략기획위원장은 "민주당 박대표는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을 우롱하고 특정지역을 볼모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추구하는 분열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그의 관심은 대선승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년) 총선에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박상천(朴相千) 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최인기 이낙연 고재득 이협 부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5.18 국립묘지에서 자체 5.18 기념식을 가진 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당원간담회를 갖는다.

박 대표는 5.18 기념식에서 "민주당은 5.18 광주청문회와 5.18광주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다. 민주당은 5.18 희생자들의 대변정당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해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통합신당의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과 우리당 지도부가 회동 후 서로 비방하는 모습은 보기에 민망하다"며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학' 얘기처럼 서로 초대하고 국 등을 접시와 호리병에 담아주면서 서로를 곤혹스럽게 하는 만남은 만나지 않은 것만 못한 만남이란 생각한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대선주자들도 5.18 행사장에서 조우하거나 자리를 같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색한 만남'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의장과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의 제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선주자 공동참배'는 주자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무산됐다. 일부 광주지역 재야 원로들이 추진한 3당 연석회의도 일부 정파의 부정적 입장표명으로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각 대선주자들은 5.18 행사를 계기로 호남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개별적 행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김근태 전 의장은 이날 오월어머니집 방문, 광주시민 주먹밥 나누기 자원봉사, 5.18 전야제에 참석한 뒤 오랫동안 자신의 광주.전남지역 후원회장을 지낸 지선스님이 있는 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18일에는 광주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과 광주지역 재야민주인사 간담회 등에 참석한 뒤 귀경한다.

김 전 의장은 "대선후보 원탁회의와 5.18 국립묘지 공동참배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해보자고 제안했는데 무산돼서 마음이 무겁고 죄송스럽다"며 "이번 광주 5.18 행사를 통해 통합의 불씨를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17일 망월동 묘역에서 5.18 유족회 주관으로 열리는 5.18 민주화항쟁 20주기 추모제와 광주 YWCA 회관에서 진행되는 오월 Y시민포럼에 잇따라 참석한다.

정 전 의장은 쌍계사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8일에는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발표회 및 광주 5.18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하며 5.18 정부 공식 추모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정 전 의장은 광주 방문에서 "5.18 정신이 5.16 후계 세력에 의해 짓밟힐 수는 없다. 그 대안은 통합"이라며 민주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 필요성을 역설했다.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도지사는 이날 광주로 내려가 조선대 학생들과 이 지역 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잇따라 특강을 한다. 손 전 지사는 강연을 통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개방 정책과 `남북 경제협력 10개년 계획'을 통한 한반도 평화경영 정책으로 대한민국을 동아시아의 경제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그는 18일에는 5.18 공식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영화 `화려한 휴가' 시사회에 참석하고, 19일에도 이 지역에 머물며 지역인사들을 만나 자신이 표방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이날 오후 광주로 내려가 5.18 전야제에 참석하고 5.18 당일 공식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한미 FTA 저지 광주.전남 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시국강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손 전지사와 정 전의장, 천의원은 모두 18일 오후 광주 CGV에서 열리는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발표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조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명숙(韓明淑) 전총리는 이날 오후 조선대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특강을 하고 5.18 당일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김혁규(金爀珪) 의원은 18일 당일 광주로 내려가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박 대표의 배제론에 제동을 거는 흐름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장 상(張 裳) 전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박 대표의 배제론에 대해 "무슨 명단이든지 살리는 명단이어야지 죽이는 명단은 좋지 않다"며 "통합은 절체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진솔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광주=연합뉴스)
rhd@yna.co.kr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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