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중국이 22일 워싱턴에서 양국 간 경제현안 논의를 위한 고위급 '전략적 경제대화'를 시작한 것과 관련, 양국 간의 논의가 지난해 2천320억달러에 달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화가 나있는 미 의회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양국 간의 무역협상이 중대한 시점에 도달했다며 최근 몇 주간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미국 상품에 대한 중국 시장의 빗장을 푸는 방안을 중국측과 협의하고 중국측은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의 미국 상품 신규 구매계획 의사를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인터뷰에서 "일부 사람들은 이를 지켜본 뒤 충분한 진전이 없었다고 말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달리 진전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은 중국측에 시장기반의 경제와 통화정책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것 등의 장기적 현안에 집중될 전망이지만 폴슨 장관은 "우리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이정표와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는 이번 협상이 진전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의회를 달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폴슨 장관은 우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자들을 만나 중국과의 무역 문제가 미 의회의 강경한 입장 속에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일정을 마련했다.
신문은 중국의 지도자들이 미 의회의 '호랑이 목구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이번 중국 대표단 방문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폴슨 장관은 골드만삭스 회장으로 각종 거래를 성사시킨 경험이 대중 무역적자 등 미 경제의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속에 취임했으나 정치적 저항에 부딪쳐 좌절을 맛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전했다.
폴슨 장관은 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책적으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커다란 정치적 난관에 직면한 문제들을 볼 때면 좌절감을 느낀다면서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문제에 대해서도 신속한 해결을 바라는 정치인들의 기대는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단기적인 결과에 집중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워싱턴 정가로 오기 전까지 단기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는 말로 정치권의 조급증을 꼬집었다.
그는 양국 간 고위급 전략적 경제대화에 대해 중국의 변화를 설득하고 동시에 미 의회 내 보호주의적 주장을 제압하는데 이용되길 원했다면서 전략적 경제대화가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관계를 관리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든 것이며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미국민과 의회를 완전히 만족시킨다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면서 양국에서 모두 민족주의적 정서가 나타나고 있는 시기에 진전을 이루는 것 자체가 성공이라고 규정했다.
(뉴욕=연합뉴스) june@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