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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국민 눈 높아져 영 안쳐준다"

"옛날로 치면 대통령도 이정도면 괜찮은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3일 제주에 내려가 한미 FTA 협상 타결로 불안감에 휩싸인 서귀포 감귤농가를 찾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태환 제주지사의 안내로 제주감귤농협 유통센터와 감귤농가를 차례로 둘러보는 동안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FTA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어쨌든 감귤산업은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될 수 있게 정부 정책을 정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고 "밀감이 특별히 민감한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돈을 좀 더 내도록 하라"고 즉석에서 박홍수 농림장관에게 예산지원 확대를 지시하기도 했다.

동시에 "우리 국민들이 자꾸 눈도 높아지고 입맛도 까다로워졌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품질 좋으면 경쟁이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 대비해 자생력을 갖출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참 옛날로 치면 대통령도 이 정도면 좀 괜찮은데 요새 우리 국민들이 눈이 높아져 가지고 영 안 쳐준다. 저도 품질향상을 열심히 할 것"이라며 조크도 던졌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방송에) 나가서 먹지 않는다고 안 먹는 시대 아니다. 요새는 입이 높아서 아주버님 떡이라도 맛이 있어야 사먹는다"며 "맛은 좋게 만들고 정부도 지원해서 국민들이 정말 밀감을 사랑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나는 오렌지를 사먹지 않는다"고 거듭 밝히면서 제주감귤을 적극 홍보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애국심으로 오렌지를 안 먹는 게 아니고 오렌지를 처음 몇 개 사왔는데 아무리 까봐도 까지지도 않고, 시고, 까봐야 손가락에 물이 탁 튀니까 옷 버리고, 눈에도 튀고, 그래서 항상 밀감만 먹는다"고 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선 FTA 반대 세력에 대한 쓴소리도 던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제주공항 주변에서 벌어진 FTA 반대 1인 시위에 대해 "오늘 공항에 마중도 나오고..."라면서 이들의 한미 FTA 반대 행동에 대해 "'그냥 이대로 우리를 좀 어렵게 하지마라' '왜 자꾸 우리를 시험 치라고 하느냐' 이런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FTA를 "'공부 더 해라' '시험 더 쳐라' '고등학교 졸업한 나한테 자꾸 대학 가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유한 뒤 "우리가 어릴 때 부모님과 선생님이 다그치니까, 친구가 해서 안하면 불안하니까 공부를 했는데, 결국은 그게 필요했고 그것이 한국을 있게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시험공부 한 번 더 하셔 가지고 잘 극복하면 저도 제주도에 자주 놀러 올 것"이라며 "극복을 못 하시면 저는 죄인이 되가지고 제주도 오고 싶어도 못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방문에 때맞춰 시위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FTA와 해군기지 건설 반대 1인시위 외에 별다른 상황은 없었고, 농가에서도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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