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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이 23일 제안한 `범여권 대선주자 7인 연석회의' 구상을 놓고 주자들 사이에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세력간 대통합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참여 여부를 놓고서는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연석회의 구상은 주자들의 정치적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카드다. 연석회의 구성방식과 시기, 경선 룰 논의 방향에 따라 운신이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문이다.

먼저 김 전 의장과 함께 열린우리당의 `대주주'인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연석회의 구상에 적극적이다. 정 전 의장은 전날 김 전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일단 시작하자"고 화답한 데 이어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에게도 전화를 걸어 "조만간 한번 만나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이 이처럼 적극적인 데는 연석회의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활로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전면전을 치르면서 탈당의 명분을 어느 정도 축적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탈당을 결행할 만한 세(勢)와 여건이 충족돼 있지 못한 형편이다. 여기에 우리당 후보경선에는 불출마하겠다는 선언까지 해놓은 터라 당내 운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그로서는 제 정파가 각기 정치적 기반을 유지한 채 `주자 연석회의'를 구성하는 방식이 하나의 돌파구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 굳이 탈당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세력기반을 바탕으로 범여 후보경선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제 3지대'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孫鶴圭) 전 지사 쪽은 소극적 기류가 감지된다. 범여권 후보로서의 자리매김이 시급한 과제이기는 하지만 당장 연석회의 카드를 받아들이는 데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손 전지사는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손 전지사측이 우려하는 대목은 이번 연석회의가 결국 열린우리당 후보경선의 틀을 벗지 못한 채 외연만 부분적으로 확대한 정도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소통합을 꾀하며 `마이웨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연석회의가 `열린우리당 기존 후보군+손학규' 구도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

범여권 관계자는 "손 전지사가 일찍 가담할 경우 정치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크다"면서 "범여권의 판이 일정하게 정리된 이후 들어오는 쪽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지사는 일단 내달 중순께 정치 결사체인 `선진평화연대'를 띄우면서 선(先) 독자세력화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친노(親盧) 후보군 사이에서는 긍정적 기류가 강하다. 연석회의 구상이 우리당의 해체를 전제로 하지 않는 후보연대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친노진영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와 주변 인사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총리가 범여권 정계개편론으로 거론하고 있는 `가설정당(Paper Party)'론과 일맥 상통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가설정당론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매개로 후보들이 연석회의를 꾸리고 이를 토대로 가설정당을 만들어 국민경선을 치르자는 것이 골자다.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 김혁규(金爀珪)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다른 범여주자들은 원칙적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도 연석회의 참여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며 내심 고심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제 3후보군에 속하는 문국현(文國現) 유한킴벌리 사장은 "토론이 필요한 것 같다"며 유보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 같은 범여주자들의 `동상이몽' 속에서 연석회의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사정이 다급한 일부 후보들이 부분적으로 연석회의를 꾸릴 가능성이 있지만 효과는 별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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