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한인 여성이 미국 명문대학중 하나인 스탠퍼드대에서 재학생으로 속이고 무려 8개월간 기숙사에서 생활해오다 들통나 쫓겨난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특히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는 부모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가짜 대학생 흉내를 낸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어 명문대 지상주의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25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 관계자들이 경위를 조사중인 여성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풀러튼에서 지난해 명문 트로이고교를 졸업한 에이지아 김(18)양.
김양은 지난해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리기 전날인 9월18일 킴볼기숙사에 2학년 여학생 2명이 배정된 방을 찾아가 "나도 이 학교 학생인데 함께 있기 싫은 학생과 배정돼 새 룸메이트를 찾기전까지 잠시 함께 방을 쓰자"고 제의하면서 가짜 대학생 생활이 시작됐다.
김양은 이들의 방을 사용하면서도 다른 학생들의 방이나 강의실 등에서 잠을 자기도 했으며 여느 재학생과 마찬가지로 책을 구입하고 시험 준비도 하는 등 대학 생활에 완전히 적응해 나갔고 룸메이트들의 의심이 깊어지던 올 봄에는 혼자 방을 쓰던 중국계 여학생의 방으로 옮겨가 기숙사 생활을 이어갔다.
방 열쇠가 없던 김양은 1층의 창문을 통해 출입해왔으며 중국계 학생은 김양이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놓는 것으로 생각하고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김양의 엽기적인 생활은 친구들에게 기숙사 위치를 서로 다르게 말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막을 내렸고 대학측은 지난 21일 김양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대학측은 카운티 검찰에 조사 자료를 넘기고 김양을 처벌할 수 있는 지의 여부를 놓고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대학 보안 시스템에 중대한 허점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김양이 왜 이 같은 짓을 저질렀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명문 고교를 다니면서 명문대에 진학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가짜 대학생 행세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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